국제관함식 후 찬성측만 크루즈 시찰 '도마'

국제관함식 후 찬성측만 크루즈 시찰 '도마'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
  • 입력 : 2018. 10.25(목) 2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25일 제주도 민군복합형관광미항갈등해소지원단과 특별자치행정국 등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의원들 "제주도가 오히려 강정마을 갈등 조장해"
정부 구상권 철회 불구 행정대집행 비용청구 유지


제주특별자치도가 국제관함식 직후 해군기지 찬성측 강정주민들만을 대상으로 해외 크루즈 시찰 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 강정마을의 갈등을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25일 제주도 민군복합형관과미항갈등해소지원단과 특별자치행정국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제관함식 참석과 강정주민에 대한 유감 표명에도 갈등이 여전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도의회에 따르면 제주도는 문 대통령이 참석한 제주해군기지 국제관함식이 끝난 직후 강정주민들과 함께 크루즈산업 선진지 시찰을 다녀왔다. 특히 당시 시찰에는 해군기지 찬성측 강정주민 11명과 제주도 해양산업과와 서귀포항만관리팀 소속 공무원 4명, 크루즈산업육성위원회 및 해운조합 제주지부 관계자 등 총 24명이 참여했으며, 1인당 164만원씩 총 4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한경·추자면)은 "정부가 강정주민에게 청구한 구상권을 철회했지만 행정대집행 비용 8970만원은 제외됐는데도 제주도는 모르고 있었다.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냐"며 "관함식 개최 찬반 여부를 놓고 주민들간 갈등이 한창일 때부터 추진해 찬성측 주민들하고만 크루즈 시찰을 간 것은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좌 의원은 또 "대통령이 와서 강정주민들에게 사과한 것처럼 지사도 공식적으로 도민과 강정주민을 상대로 사과해야 한다"며 "최종 책임자가 좋은 일은 자기가 한 것처럼 하고 어려운 도민들을 어루만지는 일은 등한시하고 있다. 강정의 공동체 회복과 화합을 바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은 "해군은 지난 11년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제주의 경제효과를 위해 국제관함식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갈등이 치유됐느냐"며 "관함식 개최 여부를 두고 한쪽에선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항의시위하고 대통령과의 면담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다른 한쪽에선 은밀하게 찬성측 주민들만으로 크루즈 시찰을 진행하면 새로운 갈등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을)도 "민군복합형관광미항갈등해소지원단이 해양산업과에서 크루즈 시찰을 추진할 때 몰랐다는 건 부서 간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냐며 "제2공항 관련 부서는 성산읍·서귀포시·제주도에도 조직이 있지만 지원단은 3급 직위의 거대 조직을 만들어놓고도 현장에서의 소통 노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황국 의원(자유한국당, 제주시 용담1·2동)은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정권의 잘못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지역주민의 입장에선 해군과 청와대가 갈등만 키워놓고 관함식을 마쳤다"며 "크루즈 시찰은 뻔히 예상되는 문제인데도 다시 주민간 갈등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2동)도 "행정대집행 비용 청구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며 "강정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한 해양오염 상태를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고오봉 민군복합형관광미항갈등해소지원단장은 "크루즈 시찰은 관함식 이전에 준비가 이뤄져 관함식 이후 갔다온 것이지만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며 "해군이 강정마을회에 청구한 행정대집행 비용은 이번에 감사를 준비하면서 알게 됐다. 철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표성준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43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