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다수 공장 사고원인 철저히 규명하라

[사설] 삼다수 공장 사고원인 철저히 규명하라
  • 입력 : 2018. 10.25(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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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에서 또다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3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젊은 근로자는 지난해 결혼해 100일 된 딸을 둔 가장이어서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것도 제주를 대표하는 공기업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6시43분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에서 김모씨가 기계 장치에 몸이 끼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김씨는 고장난 기계를 멈추고 수리하던 과정에서 기계가 다시 작동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는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10년간 삼다수 공장에서 근무한 김씨는 사망 직전까지 페트병을 제조하는 제병팀에서 일을 해왔다.

제주지방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삼다수 근로자 사망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23일 공장을 찾아 합동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삼다수 공장 내 안전상 문제는 물론 장비상 오작동 여부, 장비 결함, 안전관리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특히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제병기 6호기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제병기 4호기와 5호기를 가동시켜 비교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경찰은 사고 기계가 자주 작동을 멈췄다는 공장 관계자의 진술이 확보됨에 따라 기계 이상 여부와 함께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제주도개발공사의 요청으로 사고 기계를 제작한 일본측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해 기계 작동 이력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경찰은 늦어도 2~3주 후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그동안 제주에서 일하다가 목숨을 앗아가는 사망사고가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잊을만 하면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고등학교 현장실습생이었던 이민호 학생도 삼다수와 유사한 생수업체에서 작업을 하다 숨졌다. 그러니까 이군이 숨진지 1년도 안돼 비슷한 사고가 또다시 터진 것이다. 올해 2월에는 서귀포시 남원 하수펌프장에서 장비교체 중 질식사고로 공무원 1명이 사망했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도내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가 지난해 15명에서 올해는 상반기까지 13명에 이를 정도다. 반복되는 산업재해의 악순환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대로 보여준다. 때문에 이번 삼다수 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한 원인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근로자의 목숨을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는 불행한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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