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소방관의 상처를 치료해 주세요

[열린마당] 소방관의 상처를 치료해 주세요
  • 입력 : 2018. 10.23(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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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하는 소방관.

생명을 구할 때는 큰 보람을 느끼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말할 수 없는 상실감을 느낀다.

필연적으로 특수한 현장에서 활동하고 보통의 직업군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우울증, 수면장애 등 심리적 장애가 높다고 알려진 소방공무원들의 치유되지 않은 마음의 상처는 실제로 극단적인 선택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전국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전국 소방관 4만5719명 중 10.7%인 4874명이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118명은 "자살을 5번 이상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드러났다.

소방관들의 PTSD 유병률은 일반인보다 7배 이상 높고 10명 중 1명이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할 정도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생명과 안전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방청에서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다. 대부분의 소방공무원은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 부족, 내부 시선 및 노출에 대한 부담감 등 정책 효과에 대한 불신과 경직된 조직문화로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소방관들의 마음의 병을 치료하려면 우선적으로 마음의 문이 열려야 된다고 본다. 그런 이유로 동료들의 마음을 여는 동료심리상담사 및 자살예방강사 등도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정착되어야 한다.

또한 소방관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상담과 치료도 중요하겠지만, 국민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나를 도와주러 온 사람이니까", "내가 낸 세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니까"라는 생각에 소방관들을 너무 쉽게 대하고 과도한 요구를 하진 않았는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고경석 제주소방서 항만119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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