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장애를 넘어 보배로운 삶을

[열린마당] 장애를 넘어 보배로운 삶을
  • 입력 : 2018. 10.22(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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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동 지역 내에 중증장애인(뇌병변1급) 산수화가가 있다. 60이 넘은 나이에 집 안팎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밖에 없는 그녀는 눈도 잘 보이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 이런 열악한 신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돋보기를 한손에 들고는 다른 손으로 붓질을 하며 그림을 그린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이런 상태로 그림을 그리면 좋은 그림이 나올리 만무하다고 다들 판단할 것이다. 그것도 지금까지 체계적으로 공부해 온 것도 아니고, 가까이서 도와줄 수 있는 가족도 전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5년 넘게 병마와 싸우며 생사의 선도 넘나들었으나 오로지 살기 위해서 2013년 초에 마침내 붓을 잡았다. 아프기 전에 그림을 그렸던 기억이 있어 순전히 자신만의 불굴의 노력과 의지로 혼자서 공부하며 그림을 그려왔다. 그 결과 2014년부터 지금까지 각종 공모전에서 13차례나 수상을 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5월엔 제13회 대한민국독립미술서예대전(한국서예문인화연구회)에서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화가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그림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하기에 앉아 있기조차 힘든 몸이지만 계속 독학하며 하루 10시간 정도는 붓을 놓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화가의 목표는 최고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에게 있어 그림은 자신의 영혼이고 자신의 삶 그 자체이었기에 그림을 통해 자신의 장애 상태를 극복하였고, 삶에 대한 의지와 신념이 보배로운 그림을 탄생시켰다.

지금은 공적인 생계 지원을 받고 있는 상태이지만 "그림엔 장애가 없습니다. 좋은 그림을 많이 그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며 그들과 함께 가고 싶어요"라는 화가의 진심어린 말 한마디가 이 각박한 세상에서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자신의 신체적인 한계를 넘어 이 세상에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산수화가'라는 반열에 올려 놓은 A화백에게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정상섭 제주시 외도동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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