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학생, 정신질환 유병률 심상찮다

제주학생, 정신질환 유병률 심상찮다
제주대병원 16개월간 829명 조사 23.2%
부모교육·예방·조기검진·위기 개입 필요
  • 입력 : 2018. 10.21(일) 18:10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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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곽영숙 교수

제주지역 소아청소년을 위한 마음건강증진사업 결과, 초·중·고 학생 대상자 10명 중 2~3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이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이나 치료는 소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곽영숙·강나리 교수)은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도내 학생 8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유병률 관련,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도내 대상 학생 23.2%에서 정신질환이 진단됐고 유형별로는 적대적 반항장애(8.2%), 특정공포증(7.3%),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3.1%), 틱장애(2.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적대적 반항장애의 경우는 4대 권역(서울대병원·일산백병원·대구카톨릭대병원·제주대병원)의 대상 학생 4057명에 대한 유병률 5.7%에 견줘 월등히 높다. 또한 정신질환 증상 선별검사에서 고위험군 유병률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14.5%),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12.2%), 적대적 반항장애(11.6%), 사회공포증(7.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의 증상을 겪는 소아청소년이 전국 대비, 제주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중·고교생 대상 자살관련 설문조사에서 613명 가운데 19.9%가 자살사고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4.6%는 자살 계획을 가진 적이 있다고 했고, 5.5%는 자살의도는 없지만 자해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전체 중·고 대상자 자살사고(17.6%) 및 자해행동(5.8%)과 유사하다.

반면 도내 학생 대상자 가운데 9.9%(전국 17%)만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했고, 소아정신과에서 약물치료를 받은 사례도 1.8%(전국 6%)에 그쳤다. 질환이 있음에도 타지역에 비해 전문적 치료나 상담 등을 다소 회피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도내 학생의 적대적 반항장애의 높은 유병률에 대해 생물학적 요인 이외에도 부모의 양육태도를 돕는 부모교육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고위험군이 많은 것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이혼이나 음주문제, 부정적 양육환경에 노출되는 부정적 아동기 경험이나 학교폭력과 같은 가정 및 학교의 위험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른 위험요인 노출 예방과 조기 검진 및 개입이 필요하고, 특히 제주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의 위기 개입과 치료연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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