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숨은물뱅듸' 희귀 생태습지 확인

한라산 '숨은물뱅듸' 희귀 생태습지 확인
우리나라 남부지방 최초 고층습원형 습지
멸종위기종 포함 야생생물 528종 서식도
  • 입력 : 2018. 10.21(일) 13:29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 경관.

한라산에 있는 습지보호 지역인 '숨은물뱅듸'에서 우리나라 남부지방 최초의 고층습원형 습지가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제주 한라산에 위치한 습지보호지역인 '숨은물뱅듸'에 대한 정밀조사한 결과 고층습원형 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을 확인하고, 멸종위기종 4종을 포함한 총 528종의 야생생물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숨은물뱅듸 습지보호지역은 한라산 산정에서 해발 980m에 위치해 있으며, 물이 잘 빠지는 화산지역에 형성된 매우 특이한 산지습지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2015년에 람사르습지로 등록됐고, 같은 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헝겊 조각처럼 패치(patch) 형태로 분포하는 '나무 섬(tree island)'이 독특한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정밀조사 결과는 습지보전법 제4조에 따라 2015년에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에 국가차원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정밀조사이며, 2017년부터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다.

 조사 분야는 지형·지질·퇴적물, 그리고 수리·수문, 식생, 식물상, 조류, 포유류 등 총 10개 분야이다.

 이번 조사 결과 숨은물뱅듸에 존재하는 물웅덩이는 '고층습원형 오미'라고 분류되는 국내 희귀형 서식처라는 것이 확인됐고, 고유의 생태계가 양호하게 보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로 고층습원은 북반구에 한랭 습윤한 기후에서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특징은 약산성의 빈영양상태의 토양에서 물이끼와 자주땅귀개 같은 식생식물이 자란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산지습지는 저층습원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칼슘과 같은 양이온이 풍부한 토양상태에서 갈대, 부들, 창포, 버드나무, 오리나무 등의 군락이 주로 자라는 식생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물이끼 군락은 고층습원의 대표적인 특징이며, 우리나라 경우 강원도 인제의 대암산 용늪에 이어서 두 번째로 확인된 곳이기도 하다.

 숨은물뱅듸에 있는 물웅덩이는 주변의 3개의 오름이 있는데 이곳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수분을 공급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물웅덩이는 주변의 식물뿐 아니라 다양한 야생 동물들에게 물을 제공하고 있으며 주변의 생태계를 보전·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정밀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생물종은 식물은 총 291종, 조류는 33종, 포유류 6종, 양서파충류 9종 등 총 528종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1급은 매가 확인됐고, 2급 종은 자주땅귀개,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 총 4종이 발견됐다. 고유종으로는 개족도리풀, 바늘엉겅퀴, 벌깨냉이 등 총 15종이며, 국지적으로 분포하는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5등급이 7종, 4등급이 9종으로 각각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숨은물뱅듸에 존재하는 특이 서식처인 오미에 대해 좀 더 세분화된 정밀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현재 이 오미에 대한 물이끼 군락에 대한 국내 동종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세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사 결과는 개별습지보호지역에 대한 보전 계획 및 습지 관리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23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