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우근민 겨냥?… "현직이라면 직무유기"

원희룡, 우근민 겨냥?… "현직이라면 직무유기"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신화역사공원' 행감
하수량 조정 원인행위 책임 전임도정에 돌려
김태환 전 지사 "우 지사에게 물어는 봤나"
  • 입력 : 2018. 10.19(금) 18:09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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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역대 도지사 중에선 처음으로 19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해 신화역사공원 하수 역류 사태의 원인이 전임 도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성역 없는 조사를 촉구했다. 특히 원 지사는 전직 도지사를 겨냥해 '직무유기'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비난했지만 의원들은 원 지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변명'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9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의 상하수도본부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했다. 지방의회 역사상 현직 도지사가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지만 김태환 전 지사는 신병, 우근민 전 도지사는 외국 출타 중임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날 감사 직전 보도자료를 통해 증인 출석에 따른 입장을 발표한 원 지사는 감사장에서도 "여러 가지 중요한 원인행위들이 전임도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해 '하수량 원단위 대폭 하향 조정' 등 주요 원인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안창남 의원(무소속, 제주시 삼양·봉개동)은 "당초 신화역사공원 사업을 시작하던 김태환 도지사 시절 대정하수처리장 1일 처리용량이 8000t밖에 되지 않았지만 신화역사공원은 2010년, 영어교육도시는 2012년 준공을 목표로 허가해줬다"며 "계획용량이 신화역사공원은 1일 2100여t, 영어교육도시는 1일 5700여t인데도 김태환 지사는 허가해주고, 우근민 지사는 2014년 신화역사공원 사업을 대규모로 변경해주면서 상수 공급량과 하수 배출량을 더 낮춰줬다. 전직 지사들이 과오를 범한 문제에 대해 현직 지사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2014년 5월 하수 발생량을 변경한 문서를 확인해보니 국장 전결인데도 부지사와 도지사의 결재가 있었다"며 "사건을 들여다 보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추측하기엔, 어떤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대정하수처리장 용량에 거꾸로 끼워맞추기 위해 바꾼 게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하수 발생량 변경으로 축소된 원인자 부담금 약 167억원에 대해 전직 지사에 구상금이라도 청구하라는 안 의원의 요구에 "만약 현직 지사라면 직무유기"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식으로 바로잡을지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의원을 비롯해 환경도시위원회 의원들은 원 지사 재임 중에도 신화역사공원 사업 계획이 변경된 점을 거론하며 "원 지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행정사무감사에서 우근민 전 지사와 함께 책임론이 제기된 김태환 전 지사는 21일 한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 도청 실무자들이 지사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영어교육도시는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도지사가 아니라 국토부가 사업을 인가한 것이어서 당시 대정하수처리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해 8000t에서 1만3000t으로 증설 공사가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우근민 도정에서 사업 변경 과정에 하수량을 대폭 조정한 원인행위가 있었다는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해 "그것 역시 원 지사가 우 지사에게 전화로라도 한 번 물어보기라도 했는지 모르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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