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이슈&현장] 영화제엔 너무 먼 영화관

[문화가 이슈&현장] 영화제엔 너무 먼 영화관
민간 영화제 느는데 영상진흥원 상영관은 반쪽
  • 입력 : 2018. 10.15(월)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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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제주서 개최되는 영화제 10여개로 매년 증가 추세
영상위·미디어센터 등 인프라 앞섰지만 전용 극장 없어

예술극장 리모델링·영화문화예술센터 임대관 확대 추진


제주에서 열리는 영화제가 매년 늘고 있지만 마땅한 상영관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곳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상업영화를 트는 시설 좋은 극장을 대관하려면 비용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제주 지역은 2003년 제주영상위원회가 출범하고 2006년 제주영상미디어센터가 설치되는 등 일찍이 영화 관련 인프라를 갖췄다. 하지만 민간 영화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공간 지원 등 영화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한 기반은 허약하다.

▶1일 4회 넘기면 비용 부담 커져=제주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는 10여개에 이른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파악한 도내 영화제 현황이 그렇다. 제주지역 영화인들이 주축이 된 제주독립영화제에서 여성 감독을 발굴하는 경쟁 부문을 둔 제주여성영화제까지 여러 빛깔의 영화제가 치러지고 있다. 연말까지 남은 한 해에도 제주프랑스영화제, 제주장애인인권영화제, 제주영화제 등이 관객과 만난다.

하지만 영화제를 준비하는 이들은 상영관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모 영화제의 관계자도 상영작을 제대로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어느 해는 한 곳에서 상영관을 빌리지 못해 장소를 옮겨가며 영화제를 열었다.

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영화문화예술센터는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제주시 원도심 민간 극장의 상영관 2개관(110석, 86석)을 임대해 운영하고 있으나 계약상 1일 4회로 상영 횟수가 제한되어 있는 탓이다. 그래서 민간 단체가 영화제 기간에 영화문화예술센터 후원을 받아 해당 상영관을 이용하더라도 1일 4회를 넘기면 극장 측의 규정에 따라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영화관을 빌리지 못하면 박물관, 공연장 등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제주 영화 산업 전망 함께 그려야=이같은 현실에서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예술극장이 장기간 휴관하고 있다. 346석의 예술극장을 연중 가동하면 민간 영화제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겠지만 2016년 12월 난타 전용극장 임대기간 만료 이후 문을 닫아 놓았다.

영상·문화산업진흥원 측은 예술극장이 1997년 민속관광타운 공연장으로 개관한 이래 시설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아 당장 공간 활용이 어렵다고 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80억 규모로 새해 제주도 예산에 리모델링 비용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내년부터 제주시 도심 다른 영화관의 상영관 1곳을 추가 임대해 영화문화예술센터 식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영화문화예술센터로 임대한 시설이 논란 속 '한짓골아트플랫폼' 조성 사업과 맞물려 있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뒤늦게나마 예술극장 개보수나 임대 상영관 확대에 나서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발등에 불끄기'식 대처에 앞서 제주 영화산업의 전망 속에 공간 활용과 배치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예술극장만 해도 영상·문화산업진흥원 핵심 사업의 대상이 어디인지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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