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송악산 해안절벽 침식에 동굴진지도 위태

제주 송악산 해안절벽 침식에 동굴진지도 위태
침식 현상 속 최근 태풍 직후도 상부 토사 언덕처럼 쌓여
2006년 지정 등록문화재… 도 "현장답사 보호 방안 강구"
  • 입력 : 2018. 10.15(월) 18:3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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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일제 해안 동굴진지 주변에 해안 절벽 상부에서 쏟아져내린 토사가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고 산책로 난간도 무너져 있다. 진선희기자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해안절벽 침식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등록문화재인 '제주 송악산 일제 해안 동굴진지' 보호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악산 해안 동굴진지는 2006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곳으로 일제강점기 말 패전에 직면한 일본군이 해상으로 들어오는 연합군 함대를 공격하기 위해 구축된 군사 시설이다. 제주도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해안 절벽을 뚫어 만든 시설물로 일제침략의 현장을 생생히 증언한다.

하지만 현재 송악산 입구 해안 동굴진지로 향하는 길엔 '붕괴위험 진입금지' 안내판이 놓였다. 2013년 40m 높이 해안절벽 붕괴 현상이 목격된 이래 침식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동굴진지 한 곳은 입구가 아예 막혀버렸고 상부 산책로도 난간이 무너지며 송악산 정상으로 향하는 우회로가 새로 만들어졌다. 최근 태풍 '콩레이' 직후에도 동굴진지 상부에서 함몰 현상이 나타나며 흙과 모래 등이 떨어져 쌓여 동굴 주변에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도를 막는 파제벽을 설치하는 등 문화재 피해 최소화 방안이 제기됐다. 하지만 경관이나 문화재 원형 유지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어 시행되지 않았다.

이와관련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서귀포 지역 해안변의 지질적 특성처럼 송악산 일대도 지금과 같은 침식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1일쯤 전문가와 동행해 현장을 답사한 뒤 의견을 듣고 문화재청 등과 구체적 보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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