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화제 산지천 무대 신선… 주요 공연 집중화 취약

탐라문화제 산지천 무대 신선… 주요 공연 집중화 취약
  • 입력 : 2018. 10.15(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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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회 탐라문화제에서는 덕수리민속보존회의 '송도채비'가 걸궁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57회 탐라문화제 폐막
걸궁 최우수 덕수리 수상
민속예술 최우수 일도2동
주제 공연 화제성 못넘어
산지천 일대 조망 확보를


마을에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 민속놀이에서 청춘들의 아픔을 전하는 랩까지 그곳에 있었다. 지난 10~14일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 일대에서 진행된 제57회 탐라문화제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도심에서 치러졌다. 별도의 대형 무대가 구비되지 않은 탓에 산지천을 중심으로 원도심 곳곳을 축제장으로 활용했다.

산지천 위에는 수상 무대가 조성됐고 동문로터리 해병탑 앞마당은 걸궁·민속예술 경연장으로 바뀌었다. 옛 코리아극장에서 산지천 무대에 이르는 길에는 공연이 잇따랐다. 산지천갤러리, 유성식품, 고씨 가옥은 전시·체험장으로 변신했다. 이는 한편으로 행사별 관람 연령층이 뚜렷하게 갈리는 결과를 낳았다.

도심 축제로 변모하며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볼거리를 강화했지만 일부 개선점도 있다. 첫날 개막 공연은 강풍 등 위험을 감수하고 공중(크레인)에 매달린 달덩이 같은 하얀 조형물에서 여성 무용수들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깜짝' 이벤트로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지만 삼성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온 주제 공연의 취지를 살렸는지에 대해선 논란 거리다. 신화 속 삼을나와 혼인하는 세 여인이 하늘이 아닌 바다를 통해 흘러온다는 점 때문에 화제성을 넘어서진 못했다.

수상 무대는 신선했지만 높이가 낮아 일부 동선에서는 관람에 불편을 줬다. 메인 무대 임에도 민속예술경연 등 축제의 대표 행사가 집중되지 못했다. 무대 주변으로 갖가지 부대 행사가 빼곡하게 마련되면서 복개한 도심 하천을 제대로 조망할 수 없는 점도 아쉬웠다.

문화축제다운 경관 조성을 위해 이제는 각종 부스로 이용된 '몽골 천막'을 대체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산짓물공원에 늘어선 무형문화재 체험용 몽골 천막은 방문객들의 시야를 가릴 뿐만 아니라 잔디 광장과 부조화된 모습이었다. 같은 시기 열린 제주독서문화대전, 제주공예축제가 창작물 형태로 새롭게 부스를 설치한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닷새에 걸친 축제는 마지막날 경연 종목 시상으로 마무리됐다. 걸궁 부문 최우수는 불미공예 마을에 전해오는 송도채비 걸궁을 재현한 서귀포시 덕수리민속보존회의 '송도채비'(연출 강명언)에게 돌아갔다. 민속예술 부문은 제주시 일도2동민속보존회 '사또놀이'(연출 박성언)가 받았다. '사또놀이'는 장사를 마친 뒤 산역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치르는 장례놀이 중 하나다.

이밖에 부문별 경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제주문화 가장퍼레이드 ▷탐라상=구좌읍민속보존회 ▷한라상=한림읍민속보존회, 삼도2동민속보존회 ▷백록상=오라동민속보존회, 성읍민속마을풍물패 ▶탐라문화 가장경연 ▷탐라상=대정읍 ▶제주어말하기 ▷탐라상=우도초, 함덕중, 제주과학고, 효돈동 민속보존회 ▶제주어 노래 부르기 ▷탐라상=함덕초(양온유 등 12명) ▶제주어 동화구연 ▷탐라상=추자초 병설유치원 양서진, 화북초 오아인, 삼성초 박주연.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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