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주명 영문 단행본 등록문화재 가치 높아"

"석주명 영문 단행본 등록문화재 가치 높아"
탄생 110주년 제주학회 전국학술대회 문만용 교수 제기
"대표작 Synonymic List 연구법 제주학 연구에도 활용"
  • 입력 : 2018. 10.13(토) 20:4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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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제주학회 전국학술대회에서 송상용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의 기조강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진선희기자

제주학 선구자로 불리는 나비박사 석주명.

석주명의 '한국산 나비 동종이명 총목록(A Synonymic List of Butterflies of Korea)'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가치가 높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제주학회 주최로 제주대에서 열린 '석주명의 삶과 학문세계' 전국 학술대회에서다.

석주명(1908~1950)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날 학술대회에서 문만용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교수는 '석주명의 한국산 나비 연구 3부작' 주제 발표를 통해 "석주명의 나비채집 관련 유품 14점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데 비해 'Synonymic List'가 지정되지 못한 것은 10여곳이 넘는 대학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어서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며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잡지인 '과학조선'이나 한반도 주변 바다를 관측한 결과 보고서인 '해양조사연보' 등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일제강점기 한국인 과학자가 펴낸 유일한 영문 단행본인'Synonymic List'가 지니는 역사적 가치도 그에 못지 않다고 보인다"고 했다.

문 교수는 "'Synonymic List'는 석주명의 대표작이자 그의 이름을 국제 학계에 널리 알린 성과로 나비학자 석주명의 면모 외에 방대한 자료를 촘촘하게 정리하는 서지학자로서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이 책을 준비하면서 단련된 자료 정리법은 이후 방언 등 제주학 연구에서도 충분히 활용되었다"며 "필드 워크를 통한 방대한 자료 수집은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관련된 문헌을 찾고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서지학으로 확장되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학자인 위당 정인보(1893~1950) 선생과 석주명의 교유, 위당이 석주명이 소장한 남계우(1811~1890)의 호접도 10곡 병풍을 보고 그 감상을 담은 장편 한시도 소개됐다. 정민 한양대 교수는 '정인보와 석주명, 그리고 남계우' 주제 발표에서 "남계우는 나비 그림으로 알려진 화가였을 뿐인데 그의 그림 속에 담긴 과학적이고 사실적인 묘사에 주목해 그것의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처음으로 자리매김 한 것은 석주명이었다"며 "그는 남계우 그림에 등장하는 나비의 개체 분류 작업까지 진행해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했고 '남나비전'까지 지어 그의 생애를 정리하기까지 했다"며 "정인보가 지은 두 수의 한시는 각각 석주명론과 남계우론이라 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이 그림의 실물이 확인된다면 아주 희귀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송상용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은 '석주명의 삶과 학문' 기조강연에서 "석주명은 대학에 얼씬한 일 없는 과학자인데도 10년 동안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자연과학의 연장선상에서 인문·사회과학에서도 주목할 연구를 했다"며 "한국에서 요즘 융합, 복합이 강조되고 있는 때에 석주명이 제대로 평가받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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