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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의 목요담론] 경계를 초월하는 결정이 아름답다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입력 : 2018. 10.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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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갇혀 있다. 옳고 그름(是是非非), 호불호(好不好)의 경계를 긋고, 한쪽 만을 선택하려 한다. 편리함과 익숙함에 빠져들게 하는 경계에 갇혀 있다. 우리가 설정하는 경계이며 우리를 가로막는 경계이다.

지금 옳은 것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옳은 것 하나만을 선택하기 위해 경계를 그으려고 한다. 옳다고 주장하면 할수록 그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 그 경계는 제한된 시점과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현재는 그 때와는 다르지만 오직 옳고 그름만이 중요한 결정 기준이다. 옳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 옳지 않은 것은 배척해야 한다. 옳다고 선택한 것이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옳지 않은 것(그름)이 될 수 있음을 망각하기 쉽다. 한쪽의 생각만 옳고, 다른 편의 생각은 아집이요, 옹고집이라 매도하며 서로가 서로를 무시한다. 옳지 않음을 모두 배척하는 옮음만의 경계에 갇혀 있다.

좋은 것은 좋지 않은 것이 있을 때 비로소 좋은 것이 된다. 좋은 것을 선택하기 위해 좋지 않은 것은 외면하여 버린다. 좋은 것을 선택했던 경험이 언제든지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자신의 선택이 언제나 옳다고 믿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요한다. 역지사지의 마음을 잊어버리는 경계에 갇혀 있다.

어려움을 이겨낼 때 비로소 성장하게 된다. 어려운 길을 외면하고, 쉽게 갈 수 있는 편리한 길을 선택하려 한다. 편하고 쉽게 걸었던 시간들이 가져다 준 유익이 그다지 없음에도 그 길만을 택하려고 한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들은 값진 열매를 안겨 주었으며, 더 큰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으로 작용한다. 쉬운 길을 선택함으로써 현재에 안주할 수밖에 없는 성장없는 경계에 갇혀 있다.

반복되는 일상의 연속이다. 오늘의 어떠함이 반드시 내일의 어떠함을 결정한다. 어제와 오늘의 일상이 다르지 않다면, 내일도 분명 오늘과 같을 것이다. 또한 내일을 준비된 오늘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어제로 내일을 사는 셈이다. 그만큼 뒤떨어진 삶을 살게 된다. 내일을 준비하지 않아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경계에 갇혀 있다.

옳고 그름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 옳다고 믿는 경계에 갇혀 그름을 모두 배척하면 안된다.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 속에 숨어 있는 가치들을 찾아내어 옮음을 더욱 옳게 하는 보석으로 다듬어야 한다. 옳음의 경계에 갇힌 삶이 아니라 더 큰 옳음을 추구할 때 경계를 초월할 수 있다.

좋고 나쁨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속에 감추인 쓴 약을 찾아내어 좋은 것의 좋음을 더욱 이롭게 하는 명약으로 만들어야 한다. 밝음을 취하고 어두움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밝음과 어두움을 모두 품으려 할 때 경계를 초월할 수 있다.

더 큰 어려움을 감내해야 더 크게 된다. 필요한 온도에서 필요한 시간만큼의 충분한 제련 과정을 거쳐야 원하는 보석을 얻을 수 있다. '현재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경계에 갇힌 결정은 비교적 쉽게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그 결정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는 중요한 기회를 잃어버리는 선택일 수 있다. 희망하는 내일이 있다면 그 만큼의 아픔과 어려움을 감내해야 한다. 우리에게 더 큰 성장을 줄 수 있는 그러한 결정이 필요하다.

경계에 갇힌 결정이 아니라 경계를 넘어서고 초월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 경계를 초월하는 아름다운 결정을 기대한다.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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