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연락처 받아와"… 황당한 공부방 운영 실태

"부모 연락처 받아와"… 황당한 공부방 운영 실태
제주민주노총 '직장갑질119' 제보 사례 공개
홍보전단 붙이고 실시간 보고… 불이행시 벌금
"추가 사례 수집해 교사들과 직접 행동 나설 것"
  • 입력 : 2018. 10.10(수) 17:58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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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후 복직한 여성에게 이유 없이 인격모독과 따돌림을 시킨 상사 ▷4대 보험 명목으로 매월 일정금액을 임금에서 떼어 갔는데 실제로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던 어느 식당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하루 1시간씩 근무를 줄이고 휴업수당도 지급하지 않은 사장 ▷퇴근 전 밥먹고 가라고 강요하면서 밥값을 월급에 고스란히 공제한 식당.

 열거된 사례들은 지난 6월 25일부터 민주노총제주본부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제주직장갑질119'를 운영하면서 접수 받은 제보들이다.

 특히 접수된 사례 가운데 제주도내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 공부방에 대한 제보가 잇따랐다. '교사급구, 13시~18시, 월 250만원 이상'이라는 광고로 교사를 모집하고 있는 P공부방은 다름 아닌 유명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공부방이다.

 P공부방의 교사들은 출판사측과 위탁계약을 맺은 뒤 공부방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P공부방 제주지점으로 매일 출퇴근 해야하고, 지점장과 팀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작업지시를 받는다. 사실상 공부방 교사임과 동시에 특수고용노동자인 셈이다.

 특히 지점이 교사들에게 지시하는 업무는 교육과는 동 떨어진 내용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에게 부모의 연락처를 받아오게 하거나 공부방이 끝난 오후에는 교사를 모집하는 홍보전단을 부착하는 일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업무는 P공부방 단체 SNS방에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으며, 이행하지 않는 경우 벌금까지 부과하고 있다.

 이 밖에도 회원 확대 강요, 할당된 회원 수 채우기, 상사에게 모집한 회원 상납 등의 실적 압박도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제주직장갑질119 관계자는 "P공부방 사례에 대해 제보자들과 함께 공동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해당 공부방 교사이거나 경험했던 사람들의 추가 사례를 수집하는 한편 불공정 계약을 개선해 공부방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직접적인 행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홍보를 많이 하지 못했지만 주 1회의 직장갑질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이달부터는 도내 지정게시대 현수막 게첩 등 홍보를 강화해 사례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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