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수처리 대란, 언제까지 땜질로 갈건가

[사설] 하수처리 대란, 언제까지 땜질로 갈건가
  • 입력 : 2018. 10.10(수)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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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화월드(신화역사공원)는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다. 부지가 250만㎡에 달한다. 2017년 4월 프리미엄 콘도미니엄인 서머셋 제주신화월드 개관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랜딩리조트관과 5성급 호텔인 메리어트리조트관 등 숙박시설이 잇따라 들어섰다. 또 신화테마파크, 랜딩컨벤션센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운영중이다. 오는 2019년 개관하는 포시즌스 리조트&스파관이 더해지면 완전 개장시 2500실 넘게 운영된다. 그런데 신화역사공원에서 지난 7~8월 네 차례에 걸쳐 오수가 도로로 역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규모 개발사업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번 오수 역류사고는 하수처리 대란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달 제주도의 현안사항 특별업무보고 자리에서 신화역사공원의 하수 역류사고를 집중 추궁했다. 이 사고는 제주도가 2014년 5월 제주신화월드 개발계획 변경 허가 과정에서 2006년 최초 사업 승인 때 적용한 1인당 물사용량(333ℓ)을 136ℓ로 축소해 승인해줬기 때문으로 본다. 실제로 제주신화월드 사업장 면적이 당초 계획보다 30% 이상 늘었는데도 상·하수도 용량 산정 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상·하수도 시설계획의 토대가 되는 상수도 사용량 및 오수 발생량을 당초 계획보다 오히려 대폭 축소해 산정한 것이다.

결국 행정의 잘못으로 개관하자마자 신화역사공원에서 오수가 역류하는 최악의 사태를 불렀다. 그럴만도 하다. 신화역사공원은 아직 공정률이 64%에 불과한데도 개발사업 시행승인 변경 당시 협의된 하수량의 90%에 육박하는 하수가 발생하고 있다. 물론 신화역사공원만이 문제가 아니다. 도의회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발주한 사업들을 문제삼았다. 예래휴양형주거단지·헬스케어타운·첨단과학기술단지 등이 개발계획 변경 승인 과정에서 물사용량이 최종적으로 줄어들었다며 특혜 의혹까지 제기한 것이다. 때문에 다른 대규모 사업장에서도 이같은 오수 역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수 문제가 신화역사공원에 국한되지 않고 제주 전역의 문제임을 감안하면 도내 모든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 문제는 대규모 사업장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제주하수처리장(도두)을 비롯해 도내 8개 하수처리장에서는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수시로 바다로 유출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도는 신화역사공원에서 오수 역류 사태가 터진 후에야 뒤늦게 종합비상대응체계를 가동키로 했다. 뒷북대응이 아닐 수 없다. 하수처리 문제를 근본대책 없이 언제까지 땜질로 넘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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