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역사공원 '오수 역류'는 서막에 불과

신화역사공원 '오수 역류'는 서막에 불과
[한라포커스/제주 하수처리 대란(상)]
공정률 64% 불구 대정하수처리장 용량의 25%
제주 8개 하수처리장 포화·노후화로 기능 상실
  • 입력 : 2018. 10.07(일) 18:22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하수처리장을 비롯해 도내 8개 하수처리장에서 하수 유입량 증가와 하수관 노후화 등의 문제로 하수 유출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대부분 유출 피해 발생 불구 실태도 파악 못해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인 신화역사공원(제주신화월드)에서 지난 7~8월 네 차례에 걸쳐 오수관의 하수가 역류해 도로에 넘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개발사업시행승인(변경) 당시 동양 최대의 복합리조트라고 홍보했던 대규모 개발사업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이 사고는 하수처리 대란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지난 9월 11일 현안사항 특별업무보고를 통해 신화역사공원의 하수 역류 사고는 제주도가 2014년 5월 제주신화월드 개발계획 변경 허가 과정에 2006년 최초 사업 승인 때 적용한 1인당 물사용량(333ℓ)을 136ℓ로 축소해 승인해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강성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을)은 "신화역사공원뿐만 아니라 예래휴양형주거단지, 헬스케어타운, 첨단과학단지 등 유독 JDC가 발주한 사업만 개발계획 변경 승인 과정에 물사용량이 최종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제주도 강창석 상하수도본부장은 양기철 관광국장과 함께 같은 달 20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전문적인 기술진단을 거쳐 적정한 용량으로 전면 시설 개선 ▷수도 및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상의 사용량 원단위를 적용해 원인자 부담금 추가 징수 ▷전자 유량계 설치 통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및 하수 저류시설 추가 설치 등의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상하수도본부는 신화역사공원 사업자측이 이미 납부한 원인자부담금 상수 18억4900만원과 하수도 74억900만원 외에 약 150억원을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현재 개발사업이 완료되지도 않은 신화역사공원의 1일 하수 발생량이 사업 마무리 후 발생할 것으로 예측해 승인받은 양(2889t)의 85.5%인 2469t에 달한다는 것이다. 전체 개발 사업의 공정률이 64%에 불과한 하나의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하수량이 대정하수처리장 1일 처리량(1만72t)의 약 25%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제주 전역에서 신화역사공원 이상의 큰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제주하수처리장(도두)을 비롯해 도내 8개 하수처리장에서는 하수 유입량 포화, 하수관(차집관로) 노후화 등의 문제로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유출되는 사고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이제서야 피해 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용역을 계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제주하수처리장은 하수 유출 피해 조사를 완료해 해녀와 어선에 대한 어업 피해를 보상하고 있다"면서 "동부와 서부는 이달 중 피해조사 용역을 계획하고 있으며, 서귀포지역 5개 하수처리장은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피해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갑자기 인구가 증가해 하수량이 많이 발생하고, 강우 시 한꺼번에 많은 하수량이 증가하다 보니 넘침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전 등이 발생해 펌프가 미작동하거나 시설한 지 25~30년 된 노후 하수관들이 터져서 하수 유출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35년까지 인구 100만명을 대비해 현재 1일 24만t인 도내 8개 하수처리장 시설용량을 42만8000t으로 증설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거나 용역을 시행하는 한편 내년부터 10년 이상 된 노후관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동부하수처리장의 경우 주민 반발에 부딪쳐 공사가 중지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54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