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 폭행 느는데… 예방장비는 '무용지물'

구급대원 폭행 느는데… 예방장비는 '무용지물'
올해만 8건… 작년 한 해보다 건수보다 많아
웨어러블 캠 30대 보급했지만 활용실적 '0건'
제주소방 "소방 헬멧에 영상장치 설치 계획"
  • 입력 : 2018. 10.04(목) 17:0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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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19구급대원이 응급환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장비의 실효성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올해에만 8명의 119구급대원이 구급활동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 이는 2015년 5건, 2016년 6건, 2017년 2건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실제 지난 7월 18일 오후 4시46분쯤 제주시 일도2동의 한 길거리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119 신고를 한 A(50)씨가 "친절하게 치료를 해주지 않는다"며 구급대원에게 주먹을 휘두르는가 하면 지난 4월 3일에는 제주시 연동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 누워있던 B(32·여)씨가 자신에게 안전조치를 해주던 구급대원 2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문제는 구급대원 폭행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보급된 장비가 정작 현장에서는 외면 받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소방본부는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총 30대의 '웨어러블 캠'을 보급했다. 웨어러블 캠은 구급대원 근무복에 부착해 폭행사건 발생시 근거리에서 이를 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장치다.

 하지만 도입을 시작한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웨어러블 캠에 대한 활용 실적은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어러블 캠 착용이 오히려 구급활동에 방해가 되고, 구급대원이 교대로 착용함에 따른 위생상의 문제 등으로 제대로 활용이 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정인화 의원은 "구급대원의 안전을 위해 도입한 웨어러블 캠이 정작 구급대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며 "일선 구급대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소방본부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구급대원 헬멧에 화질과 성능이 뛰어난 영상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특히 이 장치에는 통신기능도 더해져 응급환자에 대한 실시간 의료지도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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