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학살 악용 서방국가 책임 촉구 연대하자"

"대량학살 악용 서방국가 책임 촉구 연대하자"
제주4·3연구소 학술대회서 300만 희생 인니 학살 생존자 발표
고통스러운 제노사이드 유산 극복위한 캄보디아 전략도 소개
  • 입력 : 2018. 10.04(목) 16:5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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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제주칼호텔에서 제주4·3연구소 주관 '제주4·3, 진실과 정의'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진선희기자

대량학살의 진실 규명을 위한 연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4·3연구소가 주관해 4일 제주칼호텔에서 막이 오른 '제주4·3, 진실과 정의' 국제학술대회에서다.

이날 '냉전, 제노사이드 그리고 미국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한 1965~66년 인도네시아 대량학살 희생자 조사재단의 베드조 운퉁은 "제노사이드에 개입한 인도네시아 정부와 미국정부는 국가 기구가 저지른 인도에 반한 죄를 자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드조 운퉁은 인도네시아 반공 학살의 생존자이자 목격자다.

2018년 8월까지 드러난 인도네시아 대량학살 집단 매장지는 수마트라와 자바 지역에만 230곳에 이른다. 발리섬은 아직 집계가 완료되지 않는 등 연구 조사가 진행되면서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베드조 운퉁은 "인도네시아 정부에 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촉구할 수 있도록 연대해주길 부탁드린다"며 "인도네시아, 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태국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은 냉전과 봉쇄정책의 영향과 분리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에서는 2만5000명에서 3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죽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50만명에서 300만명이 학살됐다"며 "소련의 붕괴와 독일 통일로 냉전의 종식을 알렸지만 냉전의 여진은 여전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제노사이드 희생자들에 대한 박해와 낙인찍기,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인도네시아 정부 뿐만 아니라 1965년의 제노사이드를 공작하는 데 개입한 국가들, 즉 대량학살과 부도덕한 범죄 행위를 악용한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와 그외 서방국가들의 책임을 촉구해주길 요청한다"며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정의는 바로 서야 한다. 화해는 그 다음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 수상자인 육창 캄보디아 기록센터 총괄이사도 초청됐다. 육창은 5일 '세계적 맥락에서의 캄보디아 제노사이드 성찰'에 대해 기조강연을 벌인다.

그는 미리 공개된 강연 자료에서 "크메르 루즈 정권이 몰락한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캄보디아는 여전히 제노사이드와 대규모 잔학 행위가 남긴 고통스러운 유산들과 싸우고 있다"며 크메르 루즈가 가한 테러의 그림자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계획으로 상설 제노사이드 연구센터 설립, 제노사이드 교육, 희생자 역사 프로젝트, 캄보디아 제노사이드의 세계화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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