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퍼지는 필묵향 '밤에 뜬 해'처럼

제주서 퍼지는 필묵향 '밤에 뜬 해'처럼
소암기념관 개관10주년 20세기한국서화 특별전
대표 작가 29명 50여점 통해 지난 세기 서화 조명
  • 입력 : 2018. 10.03(수) 18:09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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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화의 '취시선(醉是僊)'.

20세기 한국의 근현대는 전통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암흑기다. 이 시기 우리 예술의 핵인 서화(書畵)와 필묵(筆墨)을 보자. 서와 화가 일찍이 분리되었고 화는 그나마 미술에 편입되었지만 서는 정규교육에서 배제된다. 이 과정에서 서는 공모전과 서숙(書塾)으로 연명해왔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서귀포시 소암기념관. 서귀포 출신 서예가 소암 현중화 선생의 예술혼을 담아낸 공립미술관인 이곳에서 10주년 특별전으로 지난 세기 한국서화를 불러낸다. 이달 4일부터 11월 25일까지 '20세기 한국서화-밤에 뜬 해' 특별전을 펼친다.

이번 전시엔 한국을 대표하는 서화가 29명의 서예·문인화 작품 50여점이 나온다. 전예(篆隷)의 재해석, 해(楷) 행(行) 초(艸)와 혼융(混融), 상형문자(象形文字)와 묵희(墨戱), 한글의 여러 모습, 사군자와 필묵 등 다섯 분야로 나눠 20세기 한국서화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서둘러 서의 죽음을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오히려 필묵과 서화가 '밤에 뜬 해'와 같은 한줄기 빛이 되어 서구현대미술의 '광풍'을 녹여내며 새로운 서화미술의 전통을 만들어낼 거라는 기대감을 그려본다.

서희환의 '하늘뜻'.

개막식은 4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서예가들의 현장 휘호, 부채 글씨 체험이 예정되어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특강이 마련된다. '20세기 근현대 한국서예 특질과 미래'를 주제로 김양동 계명대 석좌 교수, 이동국 서울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큐레이터가 발표에 나선다.

소암기념관은 이에앞서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글과 그림에 관한 인문학강좌(5~8월), 서귀포 지역 미술관 초대작품전 '소암기념관으로 마실오다'(7월 21~9월 29일), 야외체험 '추억하다, 소암(素菴)과 함께 소풍' 등을 진행했다. 이달 13일에는 최준호 광주대 교수, 이정희 기획연출가가 발제하는 소암기념관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실시할 예정이다. 문의 064)760-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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