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몰린 남방큰돌고래가 새로운 관광자원?

내몰린 남방큰돌고래가 새로운 관광자원?
해양수산부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 정착 확인"
서식지 위축인데… 치적 홍보·관광화 운운 빈축
환경단체 "무책임한 행태… 보호구역 지정해야"
  • 입력 : 2018. 10.01(월) 17:27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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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를 누비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무리.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제주 연안환경이 급변하면서 남방큰돌고래의 활동 범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호에 나서야할 해양수산부에서는 뜬금없이 '제주 바다는 돌고래 천국', '새로운 관광자원'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소형고래류 조사를 통해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 남방큰돌고래가 정착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이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서 최근 3년 동안 제주도 전역에 걸쳐 18번의 조사를 진행해 대정읍 연안에서 매번 남방큰돌고래가 관찰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장우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서식지 확인은)그동안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남방큰돌고래가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자평했다.

 문제는 이번 발표가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가 그만큼 위축된 것을 증명하는 것인데도, 원인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치적을 홍보하거나 섣불리 관광자원화를 운운했다는 점이다. 과거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전 연안에 서식했지만 최근에는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양식장, 해양 생태계 파괴 등 연안환경 변화로 인해 활동 범위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김병엽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며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었다"며 "이번 서식지 확인은 남방큰돌고래의 활동 범위가 얼마나 축소된 것인지를 증명하는 것으로, 이를 토대로 돌고래 생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아직 국내에는 해양 포유류 질병에 대한 조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연안환경 변화로 인한 돌고래의 영향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작년부터 서울대학교 수의학과와 합동으로 남방큰돌고래 사체에 대한 정확한 사인 규명과 생육 변화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 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서도 "해양수산부가 보호대책도 없이 무책임하게 자료를 배포한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어쨌든 국가적으로 대정읍 연안이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라고 인정된 만큼 이 지역을 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3년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해 제주도 남방큰돌고래를 '보호대상 해양생물로'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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