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 용량 초과?… 오수 유출 잇따라

하수처리 용량 초과?… 오수 유출 잇따라
판포 중계펌프장 오폐수 바다에 그대로 유출
자동제어시스템 먹통… 원인·유출량 조사중
  • 입력 : 2018. 09.30(일) 11:47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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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오류로 인해 정화되지 않은 오폐수가 제주 바다에 그대로 배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7시50분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해안가에 위치한 중계펌프장 PLC(자동제어시스템)가 갑자기 작동을 멈춘 것이 확인됐다. PLC는 직원에 의해 10여분 후 복구가 이뤄졌지만, 그 사이 펌프장 내에 있던 오폐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인근 바닷물이 황토빛으로 변하고 악취도 심하게 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계펌프장은 각 가정이나 공장에서 발생하는 오수가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돼야 하지만, 지형적 문제로 인해 자연경사로 흘려보내기가 곤란한 경우 일정 장소에 오수를 모아 처리장으로 압송하는 펌프를 설치한 시설을 말한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에 의해 PLC가 멈추고, 통신에도 이상이 발생하면서 하수처리장으로 가야할 오수가 바다로 유출됐다"며 "현재 정확한 사고 원인과 시간, 오수 유출량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오폐수가 방출되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급격한 인구 증가와 도시개발 등으로 인해 하수처리 용량에 한계가 드러나면서 곳곳에서 이러한 사고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8월에는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신화역사공원에서 나온 오수가 수차례 인근 도로로 역류하는 일이 빚어졌고, 지난해 9월 11일에는 제주시 도두동 하수처리장에서 흘러나온 오수가 바다로 유출되면서 도두어촌계 소속 해녀 20여명이 작업복을 입은 채로 제주도청을 찾아 항의하기도 했다.

 특히 도두하수처리장은 2016년엔 수위계 오작동으로 정화가 안된 오수 100여t이 하천으로 유출됐고, 태풍 '차바' 내습 때도 수백여t의 오수가 인근으로 배출된 바 있다. 더군다나 365일 가운데 197일이나 수질 기준을 초과한 물을 방류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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