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제주서 두번째 퀴어축제 열려

우여곡절 끝에… 제주서 두번째 퀴어축제 열려
지난해 이어 다시 신산공원에서 진행
퍼레이드 과정서 일촉즉발 분위기 연출
경찰 병력 500명 투입… 다행히 사고無
  • 입력 : 2018. 09.29(토) 19:35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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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퀴어문화조직위원회는 29일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탐라는 퀴어'라는 주제로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사진은 신산공원에서 광양사거리까지 왕복 퍼레이드 모습. 송은범기자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이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기 위해 마련된 퀴어문화축제가 제주에서 두 번째로 열렸다. 같은날 동성애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맞불집회를 열고, 행진 도중에는 충돌 위험까지 발생했지만 경찰의 안정적인 통제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제주퀴어문화조직위원회는 29일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탐라는 퀴어'라는 주제로 제2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지난해 '퀴어 옵서예'를 주제로 첫번째 축제를 연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 번 축제가 개최된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곳곳에 꼿혀있었으며, 여장을 한 남성 참가자와 동성(同性)끼리 스킵십을 나누는 모습 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기에 500여명의 참가자와 함께 성소수자 부모 모임과 정의당, 구글코리아 등 34개의 부스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었다.

 개회식에서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광장에 다시 모였고, 참가자들 모두 각자의 색으로 다채롭게 빛나고 있다"며 "축제의 다양한 공연과 부스, 퍼레이드에서 함께 어울어지며 자긍심 넘치는 아름다운 축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성소수자 부모 모임 관계자는 "부모는 자녀의 몸에 난 생채기에도 눈물이 나고 대신 아파주고 싶은 것이 당연한 마음이지만, 종교단체에서 축제에 훼방을 놓으려 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며 "앞으로 성소수자와 그 가족의 인권을 위해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퍼레이드 도중에는 동성애 반대 단체 참가자들이 행렬 앞으로 돌진해 도로에 드러눕는 상황이 빚어졌다. 송은범기자

축제의 끝은 신산공원에서 출발해 광양사거리를 왕복하는 퍼레이드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주최 측과 동성애를 반대하는 종교·시민단체 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출발부터 동성애 반대 단체 참가자들이 입구를 봉쇄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행진 도중에는 행렬 앞으로 돌진해 도로에 드러눕는 등의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500명이 넘는 병력을 투입해 효과적인 통제에 나선 경찰 덕분에 다행히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같은날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는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와 대한예수교 장로회 제주노회가 주최하는 '제주생명사랑 선교대회'가 개최됐다. 송은범기자

한편 같은날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는 제주도기독교교단협의회와 대한예수교 장로회 제주노회가 주최하는 '제주생명사랑 선교대회'가 개최됐다. 개회사에 나선 임명휘 제주노회장은 "국가의 안정과 평화,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동성애 축제를 도저히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며 "이번 선교대회를 통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제주를 지킬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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