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계빚 눈덩이, 전혀 줄지 않아 걱정이다

[사설] 가계빚 눈덩이, 전혀 줄지 않아 걱정이다
  • 입력 : 2018. 09.27(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지역 가계빚이 끝없이 불어나고 있다.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전혀 제동이 안된다. 빚이란 조금씩 줄어든다면 몰라도 계속 늘어나기만 하는 것은 문제다.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대출 받은 가계의 빚부담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빚이 지역경제를 옥죄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중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4조57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6월)과 비교해 1.0% 소폭 늘어났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13.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국 가계대출 증가율(6.5%)과 비교하면 7%p 가까이 높다. 물론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폭(1591억원→1398억원)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다. 주택담보대출도 주택거래 감소 등으로 인해 증가폭(393억원→313억원)이 소폭 줄었다. 하지만 전체 가계대출의 증가폭은 결코 적지 않다. 올들어 연초만해도 1월 986억원, 2월 710억원으로 증가폭은 1000억원 이하였다. 그게 3월부터 매월 1000억원 이상으로 크게 뛰었다. 3월 1170억원, 4월 1171억원, 5월 1225억원, 6월 1591억원에 이어 7월 1398억원이 늘어났다. 5개월 연속 가계대출 규모가 월 1000억원 이상씩 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7월말까지 불어난 가계대출 규모는 8251억원에 이른다. 현재 추세대로 계속 늘어날 경우 도내 가계대출은 올 연말 1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잖아도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는 지난 3월 제주지역 가계빚의 취약성을 지적한 바 있다. 제주지역의 경우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가 수도권을 제외한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제주지역의 가구당 가계대출 금액은 5866만원으로 2015년(3628만원)보다 2238만원이 늘었다. 수도권(5976만원)을 제외한 여타 지역(전국 4913만원) 중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가계빚이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다. 특히 제주의 가계대출 규모는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부채비율(2016년 기준 81.3%)이 전국(평균 59.6%)에서 가장 많다. 경제 규모에 비해 부채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대책과 시중금리 인상 움직임에도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아 큰 일이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부채 상환능력이 취약한 저소득층이나 영세업자 등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가계부채가 지역경제의 발목을 잡을 우려가 높다. 가뜩이나 제주경제가 심상찮은 상황이어서 더욱 걱정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49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