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국지성 호우 못따라가는 침수예방사업

잦은 국지성 호우 못따라가는 침수예방사업
배수개선·재해위험지구사업 등 20년 강우빈도로 설계
시간당 100㎜ 안팎 쏟아지는 집중호우에는 속수무책
  • 입력 : 2018. 09.17(월) 18:25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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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시간당 100㎜ 안팎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자주 내리면서 인명·재산피해를 막기 위한 배수개선사업이나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설계시 강우빈도 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침수예방사업을 추진하지만 집중호우시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일과 13일의 서귀포시 지역의 일 강수량은 각각 191.0㎜, 199.1㎜로 서귀포시 9월 기준 3, 4위를 기록했다. 비공식 기록이긴 하지만 지난 13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자동관측장비로 관측된 일 강수량은 323.0㎜였다. 이는 공식적인 도내 일 최고 강수량인 2007년 9월 16일 420.0㎜(제주시), 1995년 7월 2일 365.5㎜(서귀포시) 다음으로 남원읍에 농경지, 주택, 도로 침수가 집중됐다.

 지난 13일 폭우로 17일까지 서귀포시에 접수된 농경지 침수피해는 33농가, 40㏊로 월동무와 감귤의 피해가 컸다.

 2000년 이후 도내 일 강수량이 250.0㎜가 넘은 날은 2011년 8월 7일 299.0㎜(제주시), 2007년 9월 5일 294.5㎜(성산), 2016년 10월 5일 267.7㎜(서귀포), 2012년 8월 24일 266.0㎜(서귀포), 2007년 9월 16일 265.5㎜(서귀포시), 2018년 8월 23일 265.4㎜(제주시), 2004년 8월 22일 251.5㎜(성산) 등이다.

 특히 최근에는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돼 더욱 피해를 키우고 있다. 이달 1일 오후 서귀포시에선 시간당 120.7㎜의 강수량을 기록, 도내 관측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2000년 이후 시간당 강수량이 100.0㎜이 넘은 날은 2016년 10월 5일 116.7㎜(서귀포), 2004년 8월 22일 100.5㎜(성산) 등이다. 시간당 80~90㎜ 안팎의 비는 자주 내리고 있다.

 이처럼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증가하는데 농경지와 주택 침수를 막기 위한 배수개선사업이나 침수·붕괴 예방을 위한 재해위험지구정비사업의 경우 20년 강우빈도로 설계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귀포시 지역에서 현재 진행중인 예래재해위험개선지구 사업의 경우 시간당 90㎜의 비를 견디도록 설계되고 있다. 또 대정읍 인성2리와 동일2리에서 진행중인 배수개선사업은 각각 시간당 57.7㎜, 일 255.0~251.8㎜의 비를 견딜 수 있는 규모다. 표선 배수개선사업은 일 331.8㎜, 시간강 76.0㎜의 강우빈도로 설계됐다. 사업비 전액이 국비로 투입되는 배수개선사업은 전국적으로 20년 강우빈도가 적용되고 있다.

 하천정비사업의 경우 배수개선사업보다는 강우빈도가 강화됐다. 서귀포시는 2016년 정비한 지방하천기본계획에 따라 종전 50년 강우빈도에서 100년 빈도로 강화돼 현재 공사중인 서중천 정비사업의 경우 시간당 136.0㎜의 비를 감당할 수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국지성 폭우가 자주 내리면서 강우빈도 설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부 있다"며 "하지만 배수개선사업은 농식품부의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 계획설계 기준에 따라 20년에 한 번정도 내리는 호우규모를 경제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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