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생존 수형인에 감사패 받고 울먹인 추미애

4.3 생존 수형인에 감사패 받고 울먹인 추미애
14일 80대 생존 수형인 5명 국회서 추 전 대표에 감사패 전달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헌신에 감사"
  • 입력 : 2018. 09.14(금) 19:41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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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3 당시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최근 재심이 결정된 제주4.3 생존 수형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이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추 전 대표는 14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제주4.3수형생존자 5명과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로부터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대한 감사패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4.3수형 생존자인 양일화(89·여), 김평국(88), 박동수(85), 양근방(85), 오희춘(85·여) 씨 등 5명과 가족,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오영훈 국회의원, 양동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대표, 강성민·김용범·이승아 제주도의회 의원, 허상수 재경4·3유족회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양 씨 등은 추 전 대표에게 "1999년 9월 14일, 4.3수형인명부를 공개해 2530명의 제주 도민 희생사실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4.3문제 해결의 당위성을 증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4.3특별법을 대표발의해 4.3특별법이 제정되기까지 큰 역할을 수행했고, 지속적으로 4.3 문제 해결에 헌신했다"며 "2018년 9월 3일 제주지방법원의 제주4.3 불법군사재판 재심 개시 결정이라는 역사적 판결을 맞아 그동안 간직했던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추 전 대표는 "제가 받은 어떤 상패 보다 소중하고 영광스러운 감사패다. 제가 정치를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을 꼽으라면 4.3유족과 함께 오늘까지 왔다고 하는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추 전 대표는 4.3 수형인 명부를 발굴하게 된 동기에 대해 "제주도에 사는 분들은 하늘도 알고, 이웃도 알고, 온 마을이 다 아는 피해사실이 있는데, 육지의 권략은 쉬쉬하고 입 다물라고 하고, 그걸 말하면, 마치 빨갱이나 민주주의 공공의 적인 것처럼 가둬 두려했다. 제주도민들은 피해자임에도 그걸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추 전 대표는 "정부문서를 가지고 있는 곳은 다 뒤졌다. 부산도 가고, 대전도 가고, 창고마다 살폈다. 그 당시 마침 정부 기록들을 필름으로 보관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사무관 한 분이 자기가 본 것 중 4.3에 관한 것이 있다며 알려줬다"면서 "육지사람들을 일깨워줄 증거가 바로 수형인 명부였다. 농부, 학생 등 평범한 사람이 그 수형인 명부에 있었다는 자체가 한마디로 역사의 피해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추 전 대표는 "4.3 수형인 명부 발굴이나 70년만에 이뤄진 법원의 재심 결정은 4.3 영령의 힘인 것 같다"며 "4.3특별법을 만들 때 한꺼번에 재심까지 갈 수 없기에 수형인분들께 기다려달라고 하고, 특별법은 피해의 원인, 전개과정, 피해 규모 등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절차법으로 만들었다. 그 때 참아주셨다. 다행히 그 법이 통과돼 어느 정도 진상규명이 이뤄져 재심까지 가능해졌다"고도 말했다.

추 전 대표는 오는 10월 29일 첫 재심 재판과 관련해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권리가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던 그 진상이 다시 제대로 바로잡아지는 재판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게 풀어져야만 눈을 감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오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마음을 재판부가 이해하고, 명예회복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존수형인 박동수 씨는 "추 전 대표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재심 결정으로 70년 가슴에 맺힌 한이 풀린 듯 하다"며 "앞으로 명예회복이 완전히 이뤄진다면 죽어도 한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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