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논란 종지부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논란 종지부
국립수목원, 유전체 완전 해독… 세계 최초
  • 입력 : 2018. 09.14(금) 00:00
  • 서울=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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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은 명지대학교와 가천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의 전체 유전체를 완전해독했다고 밝혔다. 한라일보DB

"제주 왕벚나무·일본 왕벚나무 서로 다른 식물"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가 일본 왕벚나무와 뚜렷한 차이가 있는 특산 자생 식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산림청은 명지대학교와 가천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진행, 세계 처음으로 야생 목본 식물인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의 전체 유전체를 완전 해독, 이 같은 연구성과를 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공동연구진은 봉개동 2호목, 봉개동 1호목 등 제주도에 산재하는 주요 왕벚나무 기념목(5개체), 올벚나무(3개체), 벚나무(3개체), 산벚나무(1개체)를 비롯해 일본과 미국에서 수집한 일본 왕벚나무(4개체) 등 모두 16개체의 유전체 서열 해독작업을 진행했다.

제주도 자생 왕벚나무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올벚나무를 모계로, 벚나무 또는 산벚나무를 부계로 해 생성된 1세대(F1) 자연 잡종이며, 유전체 비교분석 결과 제주도 왕벚나무는 일본의 도쿄와 미국의 워싱턴에 있는 일본 왕벚나무와 뚜렷하게 구분돼 이들이 서로 다른 식물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또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로부터 3km 내에서 자생하는 벚나무 종들의 자가불화합성(자신의 꽃가루가 암술에 꽃가루받이되더라도 발아하지 못하게 하는 특성) 유전자 좌위 비교를 통해 왕벚나무는 서로 다른 2개의 자가불화합성 유전자 세트를 가지고 있으며, 이 중 하나는 올벚나무, 다른 하나는 벚나무의 유전자 세트와 같은 종류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타가 수분을 통해서만 번식하는 벚나무 종들이 제주도라는 섬의 고립된 환경에서 서로 다른 종간에도 꽃가루받이를 허용, 번식이 가능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왕벚나무가 종간 잡종으로 탄생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유전체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게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9월호에 '유전체로부터 확인한 야생벚나무류의 잡종화를 통한 왕벚나무의 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문정환 명지대 교수는 "이번 자생 왕벚나무 유전체 해독을 통해 왕벚나무를 둘러싼 원산지와 기원에 관한 논란을 마무리할 수 있는 해답을 얻게 됐다"며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의 특산 자생식물인 왕벚나무의 우수한 유전자원을 선발하고 보존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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