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개선사업 벌였는데도 침수 피해 황당"

"배수개선사업 벌였는데도 침수 피해 황당"
표선 소재 도로의 물 관광지와 농경지로 유입 침수
시간당 80㎜ 폭우에 도로·주택 잠기고, 차량 고립
  • 입력 : 2018. 09.13(목) 16:26
  • 문미숙·조흥준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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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읍 소재 배수개선공사가 진행된 도로에서 빗물이 인근 관광지 등으로 유입되며 침수피해를 입었다. 조흥준기자

"저지대라 비가 쏟아지면 침수가 발생하면서 몇 년 전부터 서귀포시에서 배수개선사업을 진행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번에 또 침수됐다. 관광지내 카페와 정원도 모두 물에 잠겨서 방문했던 관광객도 돌아갈 판이라 영업 손실도 크다."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에 위치한 A관광지 대표의 하소연이다.

 13일 오전 쏟아진 집중호우에 침수된 도로에서는 침수를 막기 위해 2015년 6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4차분에 걸쳐 39억4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배수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날 오전에 찾은 현장은 물이 도로를 타고 저지대 농경지와 관광지로 유입되면서 강한 물살과 함께 휩쓸려온 자갈들이 주변에 널려있는 등 침수흔적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일부 주민들은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방지턱을 쌓아보기도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침수피해를 입은 A관광지 대표는 "수십억원을 들여 주변 도로 배수공사를 했는데 오히려 더 많은 물이 관광지쪽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동안 행정에 여러차례 민원을 넣었는데 달라진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농경지 주인은 "도로의 물이 빠지지 않고 이렇게 낮은 곳으로 계속 흐르는 것을 보면 배수로나 공사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며 "3년간 여러차례 침수되고 있는데 대체 무슨 공사를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날 시간당 80㎜의 장대비가 쏟아진 서귀포 남원읍과 표선면, 성산읍 곳곳에서는 도로와 주택,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남원의례회관 인근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에 트럭과 SUV 차량이 고립되는 등 차량 관련 신고가 6건 접수돼 119에 의해 구조됐다. 또 남원읍 소재 요양원과 학교, 주택, 상가, 양어장, 비닐하우스, 축사 등에서 60여건의 침수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국지성 호우로 서귀포시 곳곳에서 하수관도 역류했다. 토평동에선 공업단지 입구 도로에 매설된 오수관이 역류하고 또다른 오수관은 도로 덧씌우기를 하며 함께 막아버려 일대 도로가 물바다를 이루기도 했다. 현장에서 교통통제에 나선 최덕수 영천동자율방재단원은 "오전 7시30분쯤부터 단원들이 나와 교통통제를 하고 있는데 오수관이 역류한데다 고지대에서 흘러내린 빗물까지 더해져 많은 양의 물이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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