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人제주](14)제주항공 이석주 대표이사

[경제人제주](14)제주항공 이석주 대표이사
“4·3유족할인처럼 제주 상생 아이템 또 찾겠다 ”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 요인 차별화 된 사업모델 구축 결과
"슬롯 확보시 내항기보단 국제선 정기노선 활용 더 바람직"
"국토부 90억 과징금 과해… 화물사업 자체 심각히 고민"
"상생 협력 강화…제주도민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 주길"
  • 입력 : 2018. 09.11(화) 17:46
  • 이상민기자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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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항공업계에서 가장 '핫'한 항공사는 제주항공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에선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본보는 제주항공 이석주 대표이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성공 요인과 앞으로의 경영 전략 등을 들었다.

▶제주항공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 데 성공 요인은=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투자, 단일 기종 전략에 따른 고정비 절감 등 다른 항공사와 대비되는 경쟁력 있는 사업모델이 입증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 전망은 많이 안 좋다. 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로 인한 수익률 저하가 예상돼 전사적인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 있다.

▶앞으로의 경영 방침과 시장 전략은=중장기 사업모델의 재구축, 조직풍토의 강화, 충성고객 창출을 올해 3대 핵심과제로 정한 상태다. 올해엔 역대 가장 많은 항공기를 도입해 연말까지 총 39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도입 항공기 8대 중 3대를 보잉에서 직접 구매해 리스 구조에서 발생하는 운영비 등 원가를 대폭 축소하려 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노선에 대한 신규 취항을 늘리고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국제선 신규 취항과 부정기편 운항 확대로 해당 지역 잠재 여객 수요를 끌어낼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항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대대적인 IT 투자에 나서 충성 고객을 창출하겠다. 이를 통해 고객 접근성 및 사용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재 육성, 수평조직 구축 등 조직풍토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제주를 잇는 국제 직항노선 개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염두에 둔 노선은= 지난 7월부터 제주-홍콩 노선에서 부정기로 취항했는데 이 노선을 정기노선으로 돌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 2014년 10월부터 4년 가까이 중단된 제주-후쿠오카 노선은 12일부터 임시편으로 운항할 예정이다. 이 노선 역시 정기노선을 검토하고 있는데 시장성 확보와 함께 슬롯 이슈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주공항과 후쿠오카공항 모두 부정기노선의 임시편은 그나마 허가가 나오는데 정기노선 전환에 따른 슬롯 확보는 매우 어렵다.

또 제주도의 관광시장 다변화 정책에 발맞춰 동남아시아에 대해서도 노선 검토를 하고 있다. 각 노선별 취항여부와 시기 등은 정부의 인가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내항기 운영은 슬롯 확보가 이처럼 어렵기 전에나 가능했던 이슈이다. 어렵사리 제주공항 슬롯을 받는다 해도 그 귀한 슬롯을 내항기에 쓰기 보다는 국제선 정기노선으로 활용하는 게 도민이나 제주항공에 더 유리할 것 같다.

▶대형항공사처럼 유럽, 아메리카주 등 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 있는지=최근 경쟁사들이 중대형 기재 도입을 통한 중장거리 노선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제주항공은 LCC 본연의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제주항공이 가입해 있는 밸류얼라이언스와 인터라인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대형기를 도입하지 않고도 노선 확대를 할 수 있다.

▶국내선 화물운송 서비스를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지=도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개발하려 도청과 정기적인 협의를 진행해오다 제주산 신선 농산물 운송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국내선 화물사업을 17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9월 첫 주, 복병을 만났다. 국제선에서 초소형 리튬배터리(1.52Wh)가 내장된 전자시계를 운송한 적이 있는데 국토부가 해당물품 운송으로 얻은 매출의 3200여배에 달하는 90억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160Wh 이하 배터리 장착기기의 경우 휴대수하물과 위탁수하물로 처리할 때는 허용되지만 화물로 처리할 때는 허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논리 아래에서 받은 과징금 규모는 기업 경영을 도저히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화물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선 화물사업은 국제선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기반이 되어야 가능한 구조인데, 이번에 거의 10년 장사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아 화물사업 자체에 대해 심각히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제주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제주항공에 대한 복잡한 생각들을 잘 알고 있다. 2005년 1월생이니까 한국나이로 치면 제주항공도 벌써 14살이다.

서운한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칭찬도 인색한 것도 사실이다. 제주항공이 잘하는 것이 있으면 칭찬에 인색하지 말고, 또 잘못하는 점이 있으면 잘 알아듣게 꾸중해달라. 앞으로도 4·3유족 할인과 같은 제주도의 상생협력의 아이템을 찾아낼 것이니 따뜻한 눈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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