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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주사랑상품권이 ‘현금깡’에 이용되다니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8. 09.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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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지경경제의 근간이나 다름 없었다. 한때 잘나갔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와 대기업 편의점이 도내 곳곳에 속속 진출하면서 이들의 설자리를 잠식하면서다. '제주사랑상품권'이 달리 나온 것이 아니다. 온전히 도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일부 업체가 취지와 달리 제주사랑상품권을 현금으로 할인 거래하는 일명 '현금깡'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도내에서 각종 상품권을 전문 취급하는 업체를 무작위로 골라 제주사랑상품권을 어떻게 판매하고 있는지 파악한 결과 실제로 현금깡이 이뤄지고 있었다. A업체는 '제주사랑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1만원권을 9800원에 판다고 답했다. 이 업체는 제주사랑상품권을 현금으로 교환하길 원하면 1만원권을 9200원에 사겠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다른 업체 역시 비슷한 금액을 제시했다. B업체는 제주사랑상품권 1만원권을 9500원에 매입하고, 팔 때는 9800원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두 업체 모두 제주사랑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가맹점'은 아니지만 상품권 할인 매입과 판매를 통해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제주사랑상품권 현금깡은 인터넷에서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한 중고거래 사이트와 인터넷 카페에는 제주사랑상품권을 할인 판매한다는 글이 눈에 띌 정도다.

다 알다시피 제주사랑상품권은 해마다 공적자금이 들어간다. 민간단체인 제주도상인연합회가 발행하지만 인쇄비·봉투값 등 제주사랑상품권을 만드는 비용은 제주도가 매년 부담한다. 지역상권 활성화라는 취지 아래 올해도 3억7000만원의 보조금이 투입됐다. 이처럼 세금으로 발행한 제주사랑상품권이 전통시장과 상관없는 일부 사업자의 현금깡에 동원돼 이들의 이익을 취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공적자금 투입 목적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제주사랑상품권을 현금깡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마땅한 규제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법이나 조례를 통해 도입한 상품권이 아니다보니 현금깡에 대한 법적 규제 자체가 아예 없다는 얘기다. 반면 강원도가 발행한 상품권은 가맹점에서 일정액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누구든지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도록 했다. 강원도가 조례로 상품권 현금깡을 원천 금지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와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비록 늦었지만 제주사랑상품권이 현금깡에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제주도의 허술한 행정으로 인해 자칫 제주사랑상품권 이용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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