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 공정성커녕 매우 편향"

"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 공정성커녕 매우 편향"
고현수 의원 5일 도정질문 "불발 시 소송 대비해야"
원희룡 "정부도 녹지국제병원 책임 회피해선 안돼"
  • 입력 : 2018. 09.05(수) 15:02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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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수 의원이 5일 도정질문을 통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공정성을 기해야 할 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가 매우 편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숙의형공론조사가 진행 중인 영리병원과 관련해 정부도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현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5일 제364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통해 "제주도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승인한 영리병원 사업계획서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고 의원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가 가장 깊게 다뤄야 할 두 가지 포인트 중 하나는 부동산 전문회사인 녹지법인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도민 대다수가 걱정하는 우회투자"라며 "심의위원은 사업계획서를 자세하게 살펴봐야 하지만 문제를 제기해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어 "보건복지부는 제주 영리병원에 대해 지난 2015년 BCC라는 중국 법인이 우회투자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유로 불허한 걸로 안다"며 "시민사회단체는 이 BCC 그룹과 관련된 인사가 사업계획 내용에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또 "제주도가 영리병원 공론조사를 위해 모델로 삼은 신고리 5·6호기 원전 공론조사는 찬성·반대·유보의 비중을 각 1/3씩 배정했지만 제주도는 3000명 대상 1차 여론조사 후 200명의 도민참여단을 구성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않았다"며 "신고리 때도 공표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1/3 원칙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론조사 도민참여단 균형 모집 원칙이 위배되면 결과가 찬성이든 반대이든, 특히 찬성했을 경우 신뢰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도 '녹지국제병원이 개설된다면 내국인 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와 '녹지국제병원 외에 추가로 다른 해외자본이 제주도에 외국 영리자본 설립을 신청하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를 물었다"며 "신고리 여론조사 때는 이런 문항이 없었다. 찬성과 반대, 유보만 해야지 이런 질문을 통해서 도민들의 답을 유도하는 매우 편향적인 여론조사"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이는 향후 시비거리를 제공해 공론조사의 공정성을 인정하지 않게 할 수도 있다"며 "지사는 일제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는 전제에서 지사의 의견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영리병원 공론조사는 심의위원 위촉까지만 공정하게 한 뒤 심의위에 다 넘겼고, 이후 그쪽에서 행정에 요청한 자료와 실무 지원사항 등 결제가 필요한 것만 보고받았다"며 공론조사 여론조사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가정을 전제해서 답변할 순 없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이날 녹지국제병원을 추진 중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2017년 전략자문최종보고서를 통해 녹지국제병원이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쉽지 않다고 밝힌 사실도 공개했다. JDC는 당시 "녹지법인이 부동산과 상업시설 개발 경험은 많지만 의료시설 개발 경험이 없어서 헬스케어타운의 당초 목적을 위해선 중증 전문병원을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 의원은 "JDC가 녹지국제병원이 헬스케어타운 설립 취지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 것은 안됐을 경우를 대비한 이중전략인지도 모르겠다"며 "만약 도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나오고, 지사가 최종 불허 결정을 내릴 상황이 온다면 취업한 도민 300여분이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100%이다. 800억원에 가까운 손배처리에 대해 내부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그런 극단적인 경우는 책임 문제가 있을 것이다. 대안은 JDC와 정부, 제주도, 해당기업이 모두 법적인 걸 떠나 합법적인 대안을 찾을 수도 있다"며 "이 부분은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JDC도 물론 책임 문제가 있겠지만 궁극적인 책임이든, 대안이든 정부가 회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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