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직위 확대, 공직 내부 당위성·공감대 없다"

"개방형 직위 확대, 공직 내부 당위성·공감대 없다"
고태순 의원 5일 도정질문서 "공무원 사기 저하 우려"
원희룡 지사 "도정 좋은 평가… 도민 만큼 저도 절박"
  • 입력 : 2018. 09.04(화) 15:44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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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순 의원

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의 조직개편에 따른 개방형 직위 확대가 자칫 선거공신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태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아라동)은 4일 열린 제364회 임시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정질문을 통해 민선 7기 첫 조직개편에 따른 개방형 직위 확대 문제를 제기했다.

 고 의원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개방형 직위를 과다하게 확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지사는 '외부 개방형은 IT분야 등 전문분야에 제한적으로 실시하겠다'고 전공노제주본부와의 간담회에서 밝혔지만 36개의 개방형 직위 전체가 전문분야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고 의원은 이어 "36개의 개방형 직위를 보면 신규 설치되는 직위뿐만 아니라 기존 직위까지도 포함되고 있는 등 전문 분야의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전문성을 요하는 직위에 대해 진단을 통해 외부 전문가 수혈이 꼭 필요하다고 하는 직위에 한해 개방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이번 공모하고 있는 개방형 직위가 외부 전문가여야만 한다고 진단하고 분석된 자료가 있느냐 아니면 내부 공직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에 맞는 기준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느냐"며 "당위성도 공감대도 없이 추진되고 있는 이번 인사에 대해 우려되는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전문성 확보를 위해 두고 있는 전문 직렬까지도 외부에서 수혈하겠다고 하는 것은 공직 내부의 인력이나 전문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냐"며 "특히, 사회복지 분야는 민간 경험이나 사회복지 직렬의 공직 경험이나 그 분야의 지속적인 업무 수행으로 누가 더 전문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외부에서 전문가를 찾는 것은 그동안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 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며, 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면서 "공무원들에게 최고의 인센티브는 승진일 것이다. 과장, 국장이 되는 꿈을 갖고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필요성, 당위성에 대한 어떠한 객관적 증명 없이 꿈을 좌절시키는 것은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공무원들은 평균 승진을 하는데 10여년이 걸리고 있다"면서 "외부수혈을 하게 되면 또 승진은 정체될 수 밖에 없으며, 본인들보다 전문성이 높다는 것을 어떻게 인정하고, 개방형으로 임용된 외부 인사의 정책 추진에 적극적으로 함께 도정을 이끌어나갈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고 의원은 "특히, 보건복지여성국장은 보건, 복지, 여성 등 다양한 부서를 총괄하고 컨트롤을 해야 하는 자리인데, 이 자리가 외부 전문가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민선 6기에도 한차례 개방형으로 채용했던 경험이 있지 않느냐? 그때 개방형 국장은 결국은 임기도 못 채우고 사퇴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본 의원은 민선 6기, 7기 모두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개방형 국장, 공직 내부 국장, 모두 일 해봤지만 차이는 없었다"며 "오히려 공직 내부 국장이 더 조직이나 의회의 기능에 대한 이해, 정무적 능력, 정책 추진 능력이 있는 국장들도 여럿 봤다. 이는 본 의원뿐만 아니라 사회복지현장에서도 느끼는 사항일 것"이라고

 고 의원은 "공직사회와 도민사회가 모두 개방형 직위로 채용된 분들이 공직자보다 전문성이 높다는 객관적 인정을 할 수 있는 인사를 채용해야만 할 것"이라며 "이번 개방형 직위 채용에서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외부 전문가가 채용되지 않으면 지사는 다시 한 번 선거 공신들을 포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도지사는 "일부 정무적 자리는 어차피 정치 호흡을 맞춰야 하지만 그 외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은 뚜껑을 열어보면 알 것"이라며 "전문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와서 일을 제대로 하고, 도지사가 도정이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욕구는 도민들 못지 않게 저도 절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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