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의 건강&생활] 공부보다 중요한 소아 다이어트

[진승현의 건강&생활] 공부보다 중요한 소아 다이어트
  • 입력 : 2018. 08.29(수)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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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 비만 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비만률이 2008년도 11.2%에서 2017년에는 17.3%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더군다나 제주도는 전국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뽑힌다. 또한 부모가 비만인 경우 영유아가 비만일 확률(부모비만-자녀비만 비율)은 제주도의 경우 19.3%로 조사되어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서울의 경우 12.9%에 불과해 제주도 부모의 비만이 자녀에게 영향을 줄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런 통계 결과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일단 부모가 비만인 경우가 많다. 제주도의 음식·음주문화가 상당히 발달해 있다 보니 3끼의 식사량도 많을 수 있으나 기타 야식을 비롯해서 음식을 섭취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의 이런 좋지 못한 습관이 아이들에게 전가될 확률도 높은 것은 큰 문제다. 서울지역은 상대적으로 부모가 비만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은 비만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주도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의 식습관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는 뜻이다. 아이의 비만에 대해 관대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닐까.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는 필자도 제주도 출신인데 어려서부터 부모세대에게서 듣던 얘기가 바로 '많이 먹어두면 키로 간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아이가 통통하면 복스럽다는 말을 들었고 뚱뚱해도 보기 좋다고 했지 비만으로 인식하지를 못했다. 그리고 이런 문화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소아비만은 어떤 경우에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첫째로, 많이 먹는다고 키로 가지 않는다. 키가 많이 자라는 만 3~4세 이하의 어린아이의 경우 어느 정도 키와 몸무게가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 이후 일반성장기에 들어서면 많이 먹어도 체중이 증가하는데 그칠 뿐 키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가 된다. 또한 많은 지방은 성호르몬을 유발하여 사춘기를 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찍 성장판이 닫힐 수가 있다.

둘째로, 각종 성인병에 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아비만인 아이들의 간 수치가 높게 나온다는 사실을 안다면 다들 놀라겠지만 많은 경우 간 수치가 높게 나온다. 소화불량과 같은 내과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나아가 보행이 부자연스럽거나 척추측만과 같은 근골격 계통에 문제를 일으켜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다.

셋째로,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으로의 이환율이 높다. 어려서 비만한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비만일 확률이 상당히 높다. 평균 85% 정도인데 비만도가 높을수록 이환율도 높아진다.

넷째로, 또래 아이와의 교우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어려서는 잘 못 느끼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가면 아이들은 교우관계에 있어서 외모가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한의원에 내원하는 초등학교 고학년의 소아비만인 아이들은 보통 부모에게 먼저 비만치료를 받고 싶다고 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비만이 사회활동은 물론 정서상의 문제도 유발하는 것이다.

필자가 십수년 간 비만치료를 해오면서 느끼는 점은 '비만'은 백해무익하다는 것이다. 소아부터 노인비만까지 모두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젊은 여성의 경우 자궁에 영향을 미쳐 배란장애나 불임을 일으키기도 한다. 더 나아가 비만은 각종 암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이제는 제주도의 식문화를 바꿔야 하고 비만에 관대한 정서도 바꿔야 한다고 본다. 뚱뚱하면 복스러운 것이 아니라 반드시 빼야 하는 질병이다. <진승현 꽃잎위에선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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