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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 목숨 구한 문형순 '경찰 영웅'
제주 예비검속 당시 군당국 명령 거부해
성산포경찰서에 구금돼 있던 221명 석방
대정읍 하모리에서도 처형 위기 100여명
자수 권유해 전원 훈방 처리해 목숨 건져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8. 08.27. 1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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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공원에 전시돼 있는 문형순 전 서장의 기록.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흉상 제작해 오는 10월 제막식 개최 예정

제주4·3 당시 민간인 수 백여명의 목숨을 구한 故 문형순 전 제주도 성산포경찰서장(경감)이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됐다.

 27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3일 위원회를 열어 문 전 서장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추모 흉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매년 경찰 정신에 귀감이 되는 전사·순직 경찰관 1~2명을 선정해 추모 흉상을 건립하고 있다.

 문형순 전 서장은 평안남도 안주 출신으로 해방 전 독립운동에 투신하다 1947년 7월 경찰로 제주도에 부임했다. 이어 1949년 1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모슬포경찰서장, 같은해 11월부터 1950년 12월까지 성산포경찰서장을 역임했다.

 문 전 서장은 한국전쟁이 한창 벌어지던 1950년 8월 30일 김두찬 제주주둔 해병대 정보참모 해군중령으로부터 "성산포경찰서에 예비구속 중인 D급 및 C급에서 총살 미집행자에 대해서는 총살집행 후 그 결과를 9월 6일까지 육군본부 정보국 제주지구CIC 대장에게 보고하도록 이에 의뢰함"이라는 공문을 받았다. 이른바 '예비검속 집단학살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문 전 서장은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이라며 총살 명령을 거부하고 성산포경찰서에 구금돼 있던 221명을 풀어줬다. 문 전 서장의 '의로운 결단'으로 당시 제주도 전역에서 1000여명이 예비검속으로 희생된 반면 성산면 지역의 예비검속자들은 6명을 제외하고, 모두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앞서 1948년 12월에는 군·경이 대정읍 하모리 좌익총책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100여명의 명단을 압수했다. 이들 역시 처형될 위기에 놓였으나, 당시 모슬포 경찰서장으로 있던 문형순 전 서장이 조남수 목사(모슬포교회)와 김남원 민보단장 등과 함께 이들에게 자수를 권유하고, 자수한 이들을 전원 훈방하기도 했다. 모슬포 하모리 진개동산에는 이들을 위한 공덕비가 세워졌다.

 이후 문 전 서장은 1953년 9월 15일 경찰에서 퇴직한 뒤 제주시 무근성에서 경찰에게 쌀을 나눠주던 쌀 배급소에서 일을 했으며, 대한극장(현대극장의 전신)에서 매표원으로 일하다가 1966년 6월 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후손 없이 홀로 생을 마감했다.

 경찰청은 이달 중 제주지방경찰청에 예산을 내려보내 문형순 전 서장의 흉상을 제작하도록 하고, 경찰 추모 주간인 오는 10월 3번째 주에 제막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문 전 서장과 더불어 1998년 5월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상태에서도 추격을 계속해 검거한 뒤 병원 이송 도중 순직한 당시 경기 부천남부서 소속 故 김학재 경사를 경찰 영웅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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