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태풍 '솔릭' 대정지역 강풍 피해 집중타

느림보 태풍 '솔릭' 대정지역 강풍 피해 집중타
추석에 첫 수확 앞둔 애플망고 하우스·양식장도 파손
양식장에는 흙탕물 유입으로 앞으로 2차 피해 우려도
  • 입력 : 2018. 08.24(금) 14:53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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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대정읍 김인부씨의 무릉리 소재 애플망고 하우스 400㎡가 태풍 '솔릭'이 몰고온 강풍에 무너져내렸다. 김씨가 추석을 앞두고 수확할 예정이던 애플망고를 들어보이고 있다. 문미숙기자

제19호 태풍 '솔릭'은 시속 4~7㎞의 느린 속도로 제주도 서쪽 해상을 통과하면서 서부지역인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이 최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제주에 가장 근접할 당시 태풍은 초속 40m의 강한 중형급의 세력을 유지하며 강풍으로 인한 1차산업 분야의 시설물 피해가 커 앞으로 신고되는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4일 오전 찾은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김인부씨의 애플망고 하우스는 1만3200여㎡의 하우스 중 400㎡가 전파됐다. 하우스에는 4년생 애플망고 나무가 무너진 하우스에 짓눌려 있고, 파손되지 않은 한쪽에선 제법 크게 자란 애플망고들이 눈에 띄었다. "비닐하우스는 초속 35m 정도의 바람은 견딘다고 하는데 무너진 것을 보면 바람이 대정지역이 유난히 셌다. 지역의 다른 농가들도 하우스가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다는 곳들이 상당하다"고 했다. 특히 애플망고는 김씨가 올해 첫 수확하는 것으로 "추석 대목에 3㎏ 한 상자에 10만원은 받을 수 있는데…"라며 김씨는 안타까워했다.

 "4년간 애써 키운 애플망고 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던 터라 강풍의 위력이 셌던 23일 낮에 걱정돼 찾은 하우스가 무너진 것을 확인하곤 참 막막했다"는 김씨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 농사꾼이니 다시 마음을 추스려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대정읍 무릉리 지역에서는 천혜향 하우스 2동 990㎡도 전파되는 피해를 입었다.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소재 이성율씨의 넙치 양식장 철제 벽면도 태풍의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3동이 파손됐다. 문미숙기자

 서귀포시 지역에선 양식장 5곳이 태풍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중 모슬포수협 가두리시설을 포함한 3곳이 대정읍 지역이다.

영락리 소재 이성율씨의 양식장 벽면 1320㎡도 태풍 솔릭에 맥없이 바람에 날아갔다. 이씨의 양식장은 강판으로 만든 체육관형 양식장으로 견고한 시설이지만 위력이 센 솔릭에 피해를 입었다. 수조관 칸막이 11개소와 사료·약품저장고와 변전실 출입문도 강풍의 피해를 보면서 2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봤다. 일본 수출에 주력하며 10년째 양식장을 운영중인 이씨는 태풍에 양식장 시설이 피해를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더 우려되는 건 앞으로 양식중인 넙치의 2차 피해다. 이씨는 "태풍으로 흙탕물이 유입되며 900㎏ 이상의 넙치가 폐사했는데, 흙탕물이 수조에 유입되고 나서 10~15일이 추가 피해가 발생하는 시기다. 생물이라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얼마나 추가 피해가 발생할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태풍이 물러가면서 앞으로도 대정읍 지역에서는 크고작은 1차산업 분야 피해 신고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정읍 관계자는 "직원들이 24일부터 피해상황을 파악중인데, 하우스 비닐 훼손과 관련한 농가의 전화 문의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어업재해대책법상 시설하우스의 비닐 피해는 보상하지 않고 있어 농어업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라야 보상받을 수 있다.

 서귀포시는 태풍 피해와 관련해 공공시설의 경우 이달 30일까지 하우스나 농작물 등 사유시설의 피해는 9월 2일까지 읍면동에서 피해신고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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