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순환버스 개편 1년… 한달 평균 2억 적자

관광지순환버스 개편 1년… 한달 평균 2억 적자
수익구조 분석결과.."좋은 방법 없나"
  • 입력 : 2018. 08.22(수) 18: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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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도입돼 제주 동·서부 중산간 관광지역을 운행중인 관광지 순환버스.

지난해 8월 동·서부 중산간 16대 투입·운영
제주도 "재정부담 때문 운영 중단할 순 없어"

지난해 8월 도입된 관광지 순환버스가 이용객 저조로 매달 2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면서 제주도의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관광지 순환버스는 지난해 8월 26일부터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과 함께 제주 동·서부 중산간 관광지역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두 노선에 버스 8대씩 모두 16대가 투입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운행한다. 요금은 1150원이다. 관광지 순환버스는 밤이 되면 심야버스로 탈바꿈 해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까지 승객을 실어 나른다. 심야버스는 평일 14대, 휴일 4대씩 운행한다. 요금은 관광지 순환버스와 같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관광지 순환버스의 표준운송원가는 하루 34만5000원, 심야버스는 13만7000원이다. 버스회사가 거둬들인 수입이 표준운송원가보다 적으면 부족한 돈을 제주도가 대신 채워줘야 한다.

따라서 세금을 들이지 않고 이들 버스를 운영하려면 관광지 순환버스는 매달 최소 1억6560만원, 심야버스는 5200만원을 벌어야 한다.

그러나 관광지 순환버스 이용객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에도 턱없이 모자라다. 버스 1대당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지난해 9월 23명 ▷지난해 11월 21명 ▷지난해 12월 20명 ▷올해 1~2월 22명 ▷올해 3~4월 18명 ▷올해 5월 19명 ▷올해 6월 20명이었다. 성적이 가장 좋았던 지난해 10월도 하루 평균 이용객이 28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운송수입금은 관광지 순환버스와 심야버스 수입을 모두 합해도 1700여만원에서 2300여만원에 머물고 있다. 제주도가 버스회사에 지원한돈은 매달 2억원 안팎으로 10개월 사이 19억5500만원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해 1월 버스를 탈 때마다 요금을 내는 방식에서 하루 3000원으로 무제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액권을 도입했는 데도 이용객이 오히려 줄었다는 점은 뼈아프다. 렌터카와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정액권을 도입했는 데 그동안 제기된 관광지 순환버스의 문제가 요금 말고도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이동의 편의성에 대한 문제, 부족한 인지도가 이용객이 저조한 이유로 보고 있다"면서 "우선 다른 지역을 대상으로 관광지 순환버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더 필요한 개선 대책은 없는 지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광지 순환버스는 급증하는 렌터카로 인해 발생한 교통 혼잡 문제를 풀기 위한 정책 중의 하나"라며 "관광객 교통 수단을 렌터카에서 대중교통으로 돌리기 위해서라도 관광지 순환버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당장의 이용객이 저조하고, 재정 부담이 뒤따른다고 해서 운영을 중단할 순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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