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계 이 사람] (13)김원순 향토문화연구회장

[제주문화계 이 사람] (13)김원순 향토문화연구회장
"제주 생활문화 기억하는 작은 걸음됐으면"
  • 입력 : 2018. 08.20(월)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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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순 제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회장은 선대의 삶을 후대에 잇는 향토문화연구회에 제주도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고 했다. 진선희기자

제주문화원 부설 2010년 창립
60세 이상 어르신들 회원 참여

멍석·대구덕·사냥도구·음식 등
잊혀져가는 생활사료 수집·정리
연말 60~80년대 조사 출간 예정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제주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의 작은 기록이 100년 후 제주 사회를 기억하고 돌아보는 자료가 되길 바랍니다."

김원순 제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회장. 한국전쟁이 발발하던 해에 태어났고 대기업 호텔 사업부에 근무하다 퇴직한 뒤 여행사 등을 운영했던 그는 평소 제주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2003년 향토 자료를 얻기 위해 북제주문화원에 들렀다 회원으로 참여하며 문화원과 인연을 맺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북제주문화원이 제주문화원으로 통합되자 자연스레 제주문화원 회원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제주문화원 부설 향토문화연구회는 2010년 2월 제주문화원 문화대학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창립했다.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회원으로 있다.

도심은 여전히 펄펄 끓고 있었지만 그가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중인 제주마방목지는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댔다. 먼저 가을이 와있는 듯 했다. 2016년 이래 향토문화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그곳에서 향토문화연구회 활동을 하며 얻은 보람을 풀어냈다.

"향토문화연구회는 생활문화 사료를 수집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처음엔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서툴렀지만 첫 보고서가 나온 뒤에야 회원들도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인터뷰하는 요령도 늘었고 기록하는 방법도 더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현장을 답사하며 제주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보물 아닌 보물을 찾아내는 게 우리의 역할입니다."

이 단체는 향토문화발전세미나, 전통생활문화 지도 만들기, 문화유적 답사 사업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중 전통생활문화 지도 만들기는 제주 선인들의 생계활동이나 유희와 관련된 자취를 더듬으며 그 유래와 방법 등에 얽힌 구술 증언을 채록하고 사진, 그림 등으로 기록하는 작업이다. 고망낚시, 대구덕, 멍석, 신당, 불턱과 물질 도구, 사냥도구, 제주 농기구, 제주 초가, 빙떡 만들기, 테왁, 1960~70년대 추억의 밥상 등 한 세대가 지나면 잊혀질 생활문화 유산들이 조사 대상이었다.

"전문 학자들은 아니지만 팀을 짜서 생활문화 현장 조사를 하고 자료집으로 엮으면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가 없는 자원봉사나 다름없는 활동이어서 더 즐겁다고들 합니다. 선대의 삶을 후대에 이어주려는 향토문화연구회에 제주도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향토문화연구회는 올해 제주문화원 공동 주최로 '기억으로 보는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1960~80년대 제주생활문화 기억을 토대로 회원들이 체험했던 이야기를 직접 작성하는 과정으로 오는 11월엔 세미나도 연다. 연말에는 '1960~80년대 제주도 생활문화'란 이름으로 책자도 묶어낼 예정이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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