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수확 앞두고 몽땅 사라진 아로니아 열매… 경찰 수사 中

제주서 수확 앞두고 몽땅 사라진 아로니아 열매… 경찰 수사 中
지난달 말 한림 금악리서 열매 도난 신고 접수
경찰 "현장 통과 차량 등 상대로 탐문 수사中"
농업전문가 "새떼 피해일 가능성도 염두해야"
  • 입력 : 2018. 08.20(월) 18:07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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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목을 처음 심었을 때도 세 그루를 도난당한 적이 있는데 수확 시기에 딱 맞춰 열매까지 모조리 다 훔쳐가 버리니까 힘이 빠지네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서 남편과 함께 아로니아 농사를 짓고 있는 A씨는 지난달 말 수확을 앞둔 열매가 몽땅 사라지자 경찰에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A씨는 "밭이 눈에 잘 띄는 길가에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고 들어와서 열매를 훔쳐갔는지 모르겠다"며 "밭은 초토화 상태였고 나뭇잎이 다 찢겨 있던 점으로 봐선 급하게 열매를 따간 것 같은데 이제 불안해서 농사도 못 짓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20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사건 전후 현장을 통과한 차량과 인근 밭 주인 등을 상태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범죄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현장을 살펴보니 잘 익은 열매만 사라지고 설익은 열매는 바닥에 그대로 떨어져 있었다"며 "정확한 피해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제주지역 농산물 절도 발생 건수는 2015년 32건(검거 21건), 2016년 26건(15건), 지난해 52건(38건)이다. 올해 들어서는 6월까지 23건이 발생했으며 검거 건수는 18건이다. 앞서 올해 2월엔 서귀포시의 한 더덕밭에서 총 7회에 걸쳐 440만원 상당의 더덕 2100뿌리를 절취한 피의자가 검거되는 등 제주지역에서 농산물을 훔쳐가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일부 농업전문가는 새떼에 의한 피해일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 농업전문가는 "몇 년 전 서귀포시에서 발생한 아로니아 열매 도난사건도 범죄가 아닌 새떼 피해인 것으로 결론 난 바 있다"며 "방지 그물을 설치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로니아와 같이 크기가 작은 열매는 몇 시간도 채 안 걸려 새떼에 의한 피해를 쉽게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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