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건의 월요논단] 최저임금 인상과 서비스 품질

[서용건의 월요논단] 최저임금 인상과 서비스 품질
  • 입력 : 2018. 08.20(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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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이 금년도 대비 10.9% 인상된 시급 8350원으로 확정되면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74만5150원이며 금년도 최저임금은 이미 2017년 대비 16.4% 인상된 7530원으로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이다. 그 전까지 매년 평균 7~8% 인상해 오던 최저임금을 금년 16.4%, 내년10.9%와 같이 대폭 올린 결과 사회적 파장도 크다. 최저임금제도는 국가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저임금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로 시행되고 있으며 1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과 사업장에 적용된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된 상황에서 정부는 최저임금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지원책과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한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의 재검토를 주장하는 측은 자영업자 비중이 특히 높은 국내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사회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시장임금 수준과 같거나 높아지는 것이 업종별로 많이 있어 시장임금 인상을 야기하고 이는 곧 물가를 끌어 올리는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호텔, 리조트, 테마파크, 음식점, 쇼핑몰 등 관광 서비스분야는 운영측면에서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 매우 큰데 서비스기업에서 대부분의 비용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과도한 아웃소싱, 인원 감축, 셀프서비스 증가, 인력의 기계 대체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경우 제조업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서비스 분야는 전통적인 의미의 생산성인 내부 효율성과 고객이 인식하는 서비스 품질인 외부 효율성 모두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부효율성이란 기업이 투입하는 노동력과 자본 대비 생산되는 결과물의 양과 품질로서 측정되는 것으로 생산과 운영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뜻하며 전통적인 의미의 생산성을 말한다. 반면에 외부효율성이란 기업의 효율성에 대한 고객의 인식으로서 고객이 기업운영과 결과물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의미한다. 즉 과도한 인원 감축에 따라 이용자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이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서비스 기업의 외부효율성에 관한 상반된 두 가지 사례를 들면 다음과 같다. 영국 런던의 게트윅 공항은 고비용의 인건비를 줄이고자 CCTV, 이중 자동문, 무인정보센터 등으로 서비스를 대체하였다. 그러나 이후 공항 서비스 평가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오히려 매우 떨어졌다. 어중간한 기술 대체로 오히려 외부효율성이 낮아진 것이다. 반면 2015년 일본 나가사키에 첫 선을 보인 헨나호텔은 인간과 같은 로봇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이다. 일본 전역으로 네 번째 호텔을 내고 앞으로 빠른 속도로 프랜차이즈 호텔을 더 오픈한다고 한다. 1박에 한화 18~27만원하는 숙박료가 8만원이다. 인건비를 대폭 줄임으로써 노동집약적 운영구조를 자본집약적인 구조로 바꾼 결과인데 고객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부 효율성도 최소한 유지되거나 오히려 높아졌다는 뜻이다.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는 좋으나 이러한 임금 인상이 장기적으론 서비스 분야의 자본집약적 산업구조로 빠른 변화를 촉진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과거의 노동집약적 산업 패러다임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서용건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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