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희의 한라시론]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 높은 제주관광콘텐츠 개발

[윤순희의 한라시론]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 높은 제주관광콘텐츠 개발
  • 입력 : 2018. 08.16(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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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란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가 전망한 2018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가격이나 성능보다 심리적 안정과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말한다. 가심비를 추구하는 소비에서는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통해서 심리적으로 안심이 되고 제품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면, 플라세보 효과처럼 객관적인 제품의 성능과는 상관없이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사랑하는 대상에 지출할 때, 제품을 통해 안전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때일수록 강해진다. 따라서 상품의 가격과 성능이라는 객관적인 수치에 초점을 두었던 기존의 가성비에 따른 소비에서는 소비자들이 '싸고 품질 좋은 제품'만을 구매했다면, 가심비에 따른 소비에서는 다소 비싸더라도 '나에게 만족감을 주는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제주관광상품의 콘텐츠도 관광소비자의 변화된 심리를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관광상품은 경험 소비재로서 만족도에 따라 재방문율이 증가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제주관광의 가심비 콘텐츠 개발 필요성은 각종 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를 방문하는내국인 관광객은 2010~2017년까지 연평균 10.3% 늘면서 양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그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5%로 현격하게 둔화됐다고 한다. 한편 제주관광공사의 '2017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 재방문율과 평균 체류일수가 소폭 상승에 그쳤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통계로 미루어볼 때 제주관광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기로에 서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가심비 높은 질 좋은 관광콘텐츠개발은 관광객의 보상심리를 잘 파악해야 한다. 관광객들은 제주의 청정 자연환경과 이색적인 문화체험 안에서 쉼과 재충전, 사람과의 연대를 원한다. 용눈이 오름 정상에서 바람을 들이켜 온 몸의 독소를 빼내고, 비자림의 풍요로운 숲에서 평화를 느끼고, 함덕의 깊고 푸른 바다에서 희망을 찾는다. 단순하게 눈으로만 보기 보다는 그 자연이 갖고 있는 가치를 온전히 느끼는 체험을 희망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자연에서 이색체험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름을 가더라도 실력 있는 안내자와 동행하여 캄캄한 밤하늘에 뜬 별빛과 대화를 나누고, 신선한 공기를 통해 마음을 씻어 내리고 곤충들의 맑은 하모니를 감상한다.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되다 보니 참여자들의 집중도와 만족도가 높아서 재구매율이 높다. 이와 유사하게 숲에서는 명상체험, 하천에서는 트래킹, 바다에서는 돌고래 지키기 프로그램 등 교감과 연대활동이 주를 이루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다. 불신과 불안이 가중화된 현대사회에서 관광객들은 헛헛한 마음을 다독거려주는 작은 기쁨, 정서적 만족, 공존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콘텐츠는 취향 저격이다.

가심비 높은 관광상품은 관광객의 애정을 목표로 한다. 사람들은 애정을 갖는 대상에 대해서는 합리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제주사랑의 콩깍지가 씌면 제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서 든든한 지지가 되고 만족감을 갖는다. 현대의 관광객들은 만족감을 주는 가치 소비를 원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경제 비중이 높은 제주도, 각종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제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지원 정책으로 관광의 순기능을 찾아야 한다.

<윤순희 (주)제주생태관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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