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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 100년 만에 '독립유공자' 인정
제주 '기미년 격문사건 '주도한 조무빈 선생
2005년부터 유공자 신청했지만 번번히 탈락
후손들 노력으로 올해 드디어 유공자에 선정
日 오가는 연락선 운영·'이재수실기' 집필도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8. 08.14. 18: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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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빈 선생이 독립유공자에 선정될 수 있도록 13년 동안 노력한 후손 조정배(85)씨. 그의 손에는 조 선생이 쓴 '이재수실기'가 들려져 있다. 송은범기자

"늦게나마 할아버지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다음달 벌초 때 묘소에 찾아가 술 한잔 올리고 기쁜 소식도 전하려고요."

 조정배(85)씨는 최근 막내 할아버지인 조무빈(1886년~1952년)선생이 '독립유공자'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가 조 선생의 업적을 추적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무려 13년 동안 이어진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된 것이다.

 조무빈 선생은 구우면 낙천리(한경면 낙천리)의 서당 훈장으로 있던 1919년, 제주에서 조국의 독립을 촉구하는 대규모 만세운동을 계획한 인물이다. 같은해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해 전국 곳곳으로 들불처럼 번진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같은 훈장이던 김우석(낙천리)·박세현(저지리)·신계선(조천리) 선생과 의기투합해 다시 한 번 일본을 상대로 독립의 의지를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교통·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에는 훈장들이 민중들을 규합하는 역할을 했다.

 이에 '일본을 타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전도민의 궐기를 촉구하는 격문을 작성했고, 사람이 많이 볼 수 있는 장소에 이 격문을 붙이다 일제에 체포됐다. 조 선생은 '정사법(政事法)' 위반 혐의로 1년간 옥살이를 해야했다. 이른바 '기미년 격문사건'의 전말이다.

 이후 감옥에서 출소한 조 선생은 일본 오사카에서 통항조합을 설립해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는 연락선을 운영했으며, 1932년에는 이재수의 누이 이순옥씨와 함께 '이재수실기'를 집필해 배포하다 일제에 의해 '부정발간'혐의로 책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조정배씨는 "2005년부터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독립운동에 대한 객관적 입증자료가 미흡하고, 이후의 행적도 묘연하다'는 이유로 떨어졌다"며 "석연치 않은 심사 기준에 분통이 터지기도 했지만, 이제라도 독립유공자로 선정돼 막내 할아버지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는 "막내 할아버지의 후손은 대부분 일본에 살고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다행히 외손녀가 제주에 살고 있어 이번 광복절에 대통령 표창을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엿다.

 조정배씨는 "아직 제주에는 독립운동을 했던 사실이 확실한 데도 독립유공자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며 "이번 선정이 그 분들의 명예를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여석 선생은 지난 200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받았고, 조무빈·신계선 선생은 거사를 벌인 지 100년 만인 올해야 그 업적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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