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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형의 한라칼럼] 지사직 경험이 아닌 능력을 증명해 보이라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입력 : 2018. 08.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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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변화와 기대감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두 번째는 실망감은 있지만 그래도 하는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보수정당의 무덤이 된 6·13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지사에 투표한 도민들의 심중이 아마 그러지 않을까 싶다.

쉽지않은 선거였다. 원 지사는 한나라당으로 정치에 입문 후 줄곧 보수정당에 몸담았다. 선거판이 급박해지자 보수정당을 탈당 무소속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살아남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얻은 60%의 압도적 지지는 아닐지라도 보수의 궤멸속에 재선에 성공했다. 원 지사는 서울 양천갑에서 16대부터 내리 3선을 하면서 정치경력을 쌓았지만 오늘날 정치인 원희룡을 있게 한 건 8할이 제주도민이다.

그래서였을까. 원 지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납작 엎드렸다. "제주의 꿈을 위해 다시 일할 기회를 준 도민께 감사하다"고. "도민이 맡겨준 도지사로서 일을 함에 있어 도민을 중심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가 커지는 꿈을 향해 제주도민만 바라보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그 다짐이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선 도지사로서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허나 임기 초반 원 도정의 행보는 예전과 별반 다름없다. 변화와 쇄신은커녕 여전히 불통 이미지에다, 공감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시대적 과제와 현안이 산적한데 걱정이 앞선다.

원 지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도민 속에서 널리 인재를 구하고 손잡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다짐은 공허했다. 행정시장 인선을 두고 진작부터 소위 선거 공신이 내정됐다는 설이 무성했다. 아니나 다를까. 시중의 예측은 들어맞았다. 무늬만 공모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그뿐이었다. 원 도정 2기를 맞아 신선한 인선을 기대했던 바람은 사라졌다. 원 지사로선 도정의 동력을 얻어야 할 초반에 불통 이미지만 더한 것은 타격이다. 급박하던 선거전 당시 소통 부족을 고백하며, 잘못한 것 인정하고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했던 말을 떠올리면 씁쓸하다.

제주도 조직개편안도 도민들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 공무원 정원을 241명이나 늘렸다. 그것도 정작 증원이 필요한 읍면동은 뒷전인 채 도 본청과 도지사 직속 기구에만 집중됐다. 도의원들 사이에선 원 지사 선거 슬로건인 '제주가 커지는 꿈'에 빗대 "도지사와 도청만 커지는 꿈"이라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큰 수정없이 통과시킨 것은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집행부와 도의회가 서로 짬짜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원 지사가 도지사로서 능력을 증명했는지 와는 별개로 어려운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기에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래서 소통과 공감보다는 자신의 뜻만을 내세우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럴 경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된다. 십중팔구 오만과 독선으로 흐를 개연성이 높다. 임기초 혼란스런 원 도정이 그렇다. 원 지사 스스로 확증편향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비판 여론에도 귀를 열길 바란다. 비판 여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원 도정이나 도민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생각난다. 한국이 조별리그서 10명이 뛴 벨기에를 상대로 졸전 끝에 0-1로 패해 탈락하자 홍명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했다. 그러자 이영표 해설위원은 "국가대표는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도지사직도 그렇다.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다. 더욱이 재선의 무게감은 다르다. 단지 경험에만 그친다면 도민들만 불쌍해진다. <이윤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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