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 제주아트센터 가동률 제자리

[제주문화가 이슈&현장] 제주아트센터 가동률 제자리
도내 최대 1184석 대극장 놀리는 날이 절반
  • 입력 : 2018. 08.13(월)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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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최대 규모 대극장 시설을 갖춘 제주아트센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해보인다. 사진=진선희기자

2010년 개관 후 부실공사 논란 끝에 지난해 재개관
기획 프로그램 강화 호평 불구 공연장 쉬는 날 많아
민간·공립 예술단체와 협업 등 활성화 방안 찾아야


오랜만에 무대와 객석에 불이 켜졌다. 지난 8일부터 시작돼 16일까지 진행되는 2018제주국제관악제와 같은 기간에 열리는 제13회 제주국제관악·타악콩쿠르 경연장으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제주시 오남로(오라2동)에 자리잡은 제주아트센터. '첨단 시설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공연장으로 1184석의 다목적 공연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관객들이 체감하는 제주아트센터 가동률은 제자리를 걷고 있다. 왜 그럴까.

▶제주에선 도립제주예술단 연주회장 활용=제주시가 관리하는 제주아트센터는 2만6691㎡ 부지에 전체면적 9391㎡,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져 2010년 5월 개관식을 가졌다. 국비 20억원과 지방비 294억원 등 총 314억원이 투입됐다. 도내 최대 규모 공연장으로 화제를 뿌렸지만 부실 공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6개월 동안 휴관해 시설을 재정비하고 지난해 1월 재개관하는 등 곡절이 있었다.

다시 문을 연 제주아트센터는 기획 공연을 강화하며 변모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만 해도 개관 8주년을 기념해 연극'장수상회',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소프라노 조수미 독창회 등을 펼쳤다. 하반기에는 뉴욕필하모닉 악장과 수석 3인으로 꾸려진 현악4중주 연주회,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발레단 공연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제주아트센터 기획 공연에 대한 관객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미 독창회처럼 스타성을 갖춘 무대는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기획 공연 객석 점유율은 평균 8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화제성이 큰 기획 프로그램과 대중 가수 공연을 빼면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제주아트센터를 이용하는 횟수는 낮다. 제주시가 운영하는 제주도립제주예술단(합창단·교향악단) 연주회장으로 활용되는 정도다.

▶작년 대극장 공연 일수 105일에 머물러=제주아트센터 홈페이지 정보를 바탕으로 지난해 가동일을 보면 공연장 안전 점검, 무대 설치 날짜 등을 합쳐 197일에 이른다. 실제 공연이 진행된 일수는 영상물 상영을 포함 105일으로 1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공연이 몰리는 12월에도 무대가 열린 날은 6일에 머물렀다. 올해 1~6월 상반기만 해도 공연이나 영상물 상영이 이루어진 날짜가 모두 합쳐 38일에 그쳤다. 이에 제주아트센터 측은 "지난해 가동률이 62%로 전년도 전국 문예회관 평균보다 높은 수치"라고 했다.

제작비와 대관료 부담을 안고 1000여석을 채울 작품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아서인지 도내 민간 영역에서 제주아트센터를 활용하는 일이 드물다. 제주지역 문화예술인 설문에서 300~500석 규모의 중·소극장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더욱이 제주아트센터는 '복합문화공간'을 내세웠으나 대극장만 있는 시설이라 문턱이 높다.

기획 프로그램으로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 언제까지 유명세에 기대 초청 무대를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제주도민들이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공간만이 아니라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발표장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 공연에서 지역 문화예술단체나 개인과 협업할 수 있는 장치를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이달말 제주도립제주교향악단이 재입주 예정인 만큼 예술단 공동 기획 프로그램도 확대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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