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갈옷으로 더위를 이긴 지혜를 배운다

[열린마당] 갈옷으로 더위를 이긴 지혜를 배운다
  • 입력 : 2018. 08.13(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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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더운 것은 당연한데도 더워도 너무 덥다. 아니 더운 것이 아니라 뜨겁다. 에어컨이 있는 실내야 그런대로 견딘다 하지만 야외작업을 해야 하는 농업인에게는 정말 가혹한 날씨다.

먼 옛날 특별한 냉방장치가 없었던 시절에 선조들은 이 여름을 어떻게 났을까? 그 방법 중에 하나가 갈옷을 활용하는 것이었으리라.

갈옷은 제주에서 농어민들이 작업복이나 일상복으로 즐겨 입던 옷이며 제주도를 상징하는 옷이다.

감물염색은 어부들이 낚싯줄이나 그물을 질기게 하기 위해 처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리는 풋감의 생즙을 옷감에 들인 다음 햇볕에 널면 감 색소인 '카테콜 탄닌'이 섬유와 결합해 응고되면서 섬유가 빳빳하게 되고 산화되면서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감물 염색한 옷은 통기성이 좋고 열전도율이 낮아 시원하다. 자외선 차단효과도 있고 땀이 나도 몸에 달라붙지 않아 노동복으로 으뜸이다. 무엇보다 천연염색이기에 요즘 대세인 건강한 의류의 대표적 옷이라고 할 수 있다.

감물염색은 풋감의 씨가 단단해지기 전 즙이 가장 많은 때인 7월말에서 8월초에 하는 것이 좋다. 세계적으로 감즙을 염색에 사용하는 지역은 있었으나 제주도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감물염색을 해 작업복은 물론 외출복까지 실생활에 널리 이용하는 곳은 많지 않다. 그래서 제주감물은 특별하고 우리 선조들이 지혜를 그대로 계승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는 매년 여름 감물을 기본으로 한 '천연염색 체험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감물의 좋은 점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 2000년부터 시작한 행사가 벌써 18년이 되었다. 올해 행사는 8월 17일과 18일 이틀간 개최된다. 앞으로 이 행사가 제주를 대표하는 여름축제로 자리매김해 도민은 물론 도외 관광객과 함께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아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농촌자원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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