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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파종 못 미뤄"… 진짜 물난리 시작
제주시 구좌읍 당근 농가 80% 이상 파종 완료
비료 뿌리고 땅 갈아놔 다른 작물은 심지 못해
싹이라도 틔우려고 연신 물 공급하지만 역부족
농업 관정에는 트럭 가득… 하루 50번 오가기도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8. 08.09. 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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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농업용 관정에는 물을 받기 위한 농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송은범기자

"더이상 파종을 미룰 수가 없어요. 이젠 비가 내려주기 만을 기다릴 수 밖에…"

 9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상도리에서 만난 고모(74)씨는 2644㎡ 규모의 당근밭에 물을 주기 위해 아들과 함께 물탱크와 스프링클러 사이에 양수기를 연결하고 있었다. 그는 전날 가뭄 때문에 계속 미뤄왔던 파종을 마지못해 진행했다.

 고씨는 "당근을 재배하기 위해 2~3차례 흙갈이를 하고, 비료, 토양살충제까지 뿌려버려 다른 작물은 심을 수가 없다"며 "비가 오기 만을 기대하며 파종을 늦췄지만, 더이상은 미룰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결이 끝나고 양수기를 작동 시켰지만,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호스 몇 곳이 터져 물이 그 곳으로 새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씨는 땡볕 아래 밭 곳곳을 누비며 끈으로 터진 호스를 묶었다.

 

당근밭에 겨우 스프링클러를 설치했지만 호스가 터져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송은범기자

고씨는 "해가 뜨기 전 새벽 5시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는데, 제역할을 하지 못해 속상하다"며 "물도 다 써버려 농업용 관정에 가서 다시 물을 받아와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상 이 정도 규모 밭에서 당근 500박스가 나오지만, 앞으로 비가 오지 않아 수확량이 적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밭을 갈아엎고 감자나 무를 심을 계획"이라며 "하지만 다른 작물을 파종하면 비료나 트랙터, 제초제 값이 또 들기 때문에 제발 비가 충분히 내려 당근을 수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9일 기준 구좌읍 당근 재배면적 약 1340㏊ 가운데 80% 가량이 파종을 마쳤다. 고씨처럼 더이상 미루게 되면 당근 자체를 아예 재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농민들은 싹이라도 틔우기 위해 밭에서 물을 받을 수 있는 농업용 관정까지 하루에도 수 십번씩 오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농업용 관정 바닥에는 농민들의 발길이 쉴새없이 이어지면서 물이 마를 틈이 없다. 송은범기자

구좌읍 하도리 농업용 관정에서 만난 김모(29)씨는 "6611㎡의 당근밭에 물을 대기 위해 트럭 2대로 하루 50번 물탱크에 물을 채우고 있다"며 "날씨가 너무 더워 잠시라도 물 주는 것을 멈추면, 호스 안에 있던 물이 온수로 변해 애써 틔운 싹이 죽어버린다"고 말했다.

 9만9173㎡ 규모의 당근밭에서 일하고 있는 또 다른 김모(54)씨는 "작년에는 비가 자주 와서 농업용 관정에 오는 일이 별로 없었다"며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물을 구하기 위한 농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새벽이나 저녁시간에는 줄을 서야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농업용 관정까지 가기에는 장비나 인력이 부족한 영세농가에 대해서는 행정이 도움을 주고 있다. 행정에서 운영하고 있는 살수차가 물이 필요한 농가에 출동해 일손을 거들고 있는 것이다.

 부준배 구좌읍장은 "파종이 속속 마무리되면서 급수지원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살수차 6대를 총동원하는 한편 소방당국에 협조를 구해 물백 12개를 설치하고, 농어촌공사와도 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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