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무비자 환승제도 도입 '언제쯤'

동남아 무비자 환승제도 도입 '언제쯤'
문체부·법무부 이견…1년 4개월 째 시행 안돼
제주-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정기 직항 '0'
  • 입력 : 2018. 08.08(수) 18:10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지역에 동남아 3국(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단체 관광객 무비자 환승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부족한 항공 노선 문제와 정부 부처 간 이견 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동남아 단체 관광객 무비자 환승 제도를 제주지역에 도입하는 방안을 찬성하고 있지만 법무부는 제도적 보완 대책이 없으면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도는 한국 여행에 나선 동남아관광객이 제주를 최종 목적지로 할 경우 비자를 발급받지 않고도 서울이나 부산 등 다른 지방에서 최장 5일 동안 머무를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에서는 최장 10일까지 체류할 수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동남아 단체관광객은 무비자로 입국해 일정 기간 서울 등에서 머물다 제주를 거쳐 출국할 수 있다.

 문체부는 시장 다변화를 위해 지난해 4월 제주지역에 동남아 단체 관광객 무비자 환승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년 4개월 여가 지난 현재까지 시행되지 않았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법무부는 무비자 제도를 악용한 무단 이탈과 같은 부작용 때문에 제도 도입에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또 법무부는 동남아 단체 관광객 무비자 환승을 허용해야 한다면 우선 이들을 관리할 전담여행사부터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전담여행사 도입은 지자체 힘만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다. 전담여행사를 도입하려면 국가 간 협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중국 정부와의 협약에 따라 지정·운영되는 중국전담여행사만 존재한다.

 부족한 항공 노선도 제도 도입을 막는 걸림돌이다.

 현재 제주에는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를 잇는 정기성 직항 항공 노선이 하나도 없다. 부정기 항공편만 간간이 운항될 뿐이다.

 제주도의회는 이런 문제를 인식해 올해 2월 제주항공 측에 동남아 직항 노선을 신설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한계치에 다다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제주 방문 동남아 관광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제주를 찾은 인도네시아 관광객은 1만11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9% 감소했고, 필리핀 관광객은 전년 동기대비 33% 감소한 2378명에 머물렀다. 그나마 베트남 관광객이 늘어난 게 위안거리이지만 증가 폭은 8.2%에 그쳤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49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