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땅·바다 구별없이 어우러지는 제주섬

하늘·땅·바다 구별없이 어우러지는 제주섬
18년 제주살이 김품창 작가 서귀포예당전
2015년 예당 초대전 이후 근작 등 50여점
  • 입력 : 2018. 08.08(수) 15:0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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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품창의 '어울림의 공간'.

그에게 제주는 낭만이 아니었다. 현실이었다. 그림 밖에 그릴 줄 몰랐던 그는 쌀이 떨어져 밥을 굶는 날도 있었다. 액자 제작비가 너무 비싸서 그림 작업을 마친 뒤에는 목공이 되어 직접 그것들을 만들었다. 그림 그리고 남은 한지 한 조각이 아까워 물에 불려 다시 쓴 적도 있다.

제주생활 어느덧 18년. 이제는 그 시절을 돌아보며 추억할 수 있게 된 화가 김품창이다.

메마르고 갑갑한 서울 도심을 떠나 이 섬에 정착한 뒤 제주 자연과 씨름하며 그것을 품기도 하고 그 품에 안기기도 했던 그가 '제주살이 그림일기'를 서귀포에 풀어놓는다. 이달 11일부터 20일까지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제주 자연은 낯선 땅에서 가족만이 유일한 벗이었던 김 작가를 위로해준 존재였다. 제주 생활이 깊어질수록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뀜에 따라 변하는 경이로운 자연현상과 그 속에서 서서히 발견되어 드러나는 작은 생명체들이 신비로움으로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이를 두고 "자연이 나에게 친구로 다가와 말을 건넸다"고 했다.

2004년 이래 발표해온 '어울림의 공간'은 그가 제주에서 길어올린 연작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땅, 서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소통하며 사랑하는 이상세계를 그려냈다.

몇 해 전부터는 제주 땅의 울림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이번 전시에 제주의 땅 속 강줄기를 찾아서 떠나는 여정도 옮겨놨다. 하늘, 땅, 바다가 구별되지 않고 모든 생명체들이 어우러지는 세상이 그의 화폭 안에 있다. 2015년 서귀포예술의전당 개관 기념 초대전 이후 창작된 작품을 중심으로 50여점이 나온다. 문의 010-9489-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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