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제주 토종닭 키우며 건강 챙기고 용돈도 벌어요"

[동네방네]"제주 토종닭 키우며 건강 챙기고 용돈도 벌어요"
서홍동노인회, 2011년부터 '홍로 토종닭 소득사업'
방사해 키운 닭과 유정란은 입소문 타고 판매 꾸준
  • 입력 : 2018. 08.06(월) 17:10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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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서홍동노인회는 회원들이 서로 협력해 제주 토종닭을 키우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삶의 활력도 찾고 있다. 문미숙기자

마을에서 제주 토종닭을 키우면서 소득을 얻고 건강도 챙기는 어르신들이 있다. 바로 서귀포시 서홍동노인회(회장 고융길)의 '홍로 토종닭 소득사업' 이야기다.

 노인회가 제주 토종닭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회원들이 서로 협력해 일하면서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지키고 용돈도 벌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떠올린 것이 제주 토종닭 사업이었다. 예전 농촌지역 집집마다 닭을 몇 마리씩 직접 키우곤 했던 추억과 행정의 지원이 보태지면서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한 토종닭 사업이 시작됐다.

 노인회는 마을안 중산간 5700여㎡ 부지를 임차해 양계사 4동과 닭을 방사해 키우기 위한 펜스를 설치하고, 자동 급이·급수시설을 갖춰 토종닭 인증을 받은 1500마리를 입식해 키우기 시작했다.

 양계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터라 토종닭을 입식한 초기에는 일부 병아리가 죽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닭을 키우는 일이 익숙해지고 토종닭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덜받고 질병에도 강한 닭으로 자라고 있다는 뿌듯함이 크다고 노인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노인회원들은 하루에 2명씩 조를 짜 오전에 사료를 주고 오후에는 계란 수거를 위해 양계장을 찾는데,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만큼의 수고비를 받는다.

 특히 여름철 수요가 많은 토종닭은 예약을 받아 1마리에 1만5000원에 판매중이다. 넓은 공간에서 방사해 키운 닭고기의 맛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닭보다 훨씬 쫄깃하고 맛이 좋다고 노인회 어르신들은 자랑한다. 하루 300개 정도 생산되는 유정란은 노인회관, 서홍동 마을카페 '솜반내 풍경' 등에서 한 판(30개)에 1만원에 판매된다. 구입층이 다양한데 한 번 맛본 소비자들을 주요고객으로 입소문을 타고 판매가 꾸준한 편이다.

 "계란 판로는 변상인 서홍동장 등 행정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그래서 생산량을 소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라고 노인회원들은 말한다.

 이렇게 노인회에서 정성으로 키운 토종닭과 계란을 팔아 얻은 수익금의 일부는 노인회 기금으로 적립하고, 일부는 2014년부터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구입, 지원하는 등 의미있게 사용하고 있다.

 고융길 서홍동 노인회장은 "회원들이 토종닭을 함께 키우다 보니 단합은 물론이고 건강도 챙기면서 얼마간의 용돈도 벌 수 있어 삶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또 "이 사업을 통해 노인회원들간 결속을 더욱 단단히 하는 동시에 노인회의 자립기반을 마련하고 마을 발전에도 일조할 수 있도록 회원들과 함께 잘 가꿔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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