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뿌린 퇴비, 여름밤 악취로…

텃밭에 뿌린 퇴비, 여름밤 악취로…
조천·선흘리 일부주민 "수년째 고통" 민원… 제주시 '난감'
  • 입력 : 2018. 08.02(목) 18:55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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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괜찮더니 또다시 똥냄새가 진동을 해요. 이 더운데 창문도 제대로 못 열어놓고 두통만 달고 삽니다."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에 사는 김모씨는 정체 모를 가축분뇨 냄새로 두통까지 호소하다 결국 최근 생활불편신고앱을 통해 민원을 넣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 고모씨도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수년째 개선된 점이 전혀 없어 주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새벽녘 악취가 특히 심하다"며 "계속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며 이주해오는 이들은 늘어나는데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입주했다 피해를 본 주민은 대체 어디다 하소연해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2일 제주시에 따르면 악취의 근원은 김씨와 고씨가 거주하는 주택가 인근의 밭 등에 뿌려진 퇴비였다. 조천읍 선흘리 등에서도 똑같은 민원이 현재 접수된 상태다.

제주시의 현장 조사 결과 조천읍내 양돈농가와 민원이 접수된 주택가 사이엔 꽤 거리가 있고 바람 방향도 달라 양돈농가의 축산악취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려 졌다. 또한 지역 내 넓게 퍼지는 양돈농가의 축산악취와 달리 특정 지역에 국부적으로 악취가 발생했다는 점도 인근 밭에서 무언가를 뿌렸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농가와 달리 개인이 텃밭에 뿌린 퇴비의 경우 행정처분을 할 근거는 물론 담당부서조차 명확치 않은 상황이라 이를 해결할 뾰족한 수가 없다.

현재 양돈농가 축산악취의 경우 제주시 환경지도과에서 관리감독하고 있지만 퇴비에서 나는 악취와 관련해서는 담당부서가 축산과나 생활환경과냐 농정과냐 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원이 들어와도 계도조치나 냄세저감제 살포 등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퇴비와 관련된 악취 민원의 90%는 인근 밭에 뿌려진 유기질비료 때문이다. 비료포대에 분명 악취가 심하니 주택가 인근에서는 사용하지 말라고 분명히 쓰여 있지만 이를 무시한 채 무분별하게 뿌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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