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재테크 핫 이슈] 동상이몽:기대와 현실

[주간 재테크 핫 이슈] 동상이몽:기대와 현실
실체 파악하면 기회·위험 테마주 구별
  • 입력 : 2018. 08.02(목)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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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원 '보물선'… 2001년 동아건설 악몽 재현
사업 비전·기업 실적 등 바탕으로 기대감 가져야

지난 7월 울릉도 앞바다에 150조원 규모의 금괴를 실은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국에 논란이 있었다. 특히 '보물선' 이라는 자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재로 돈스코이호에 관련된 기사는 하루에도 수십건이 나왔으며 그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이 됐었다.

신일그룹이라는 회사가 지난 7월 17일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해 있는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이슈가 됐다. 돈스코이호는 1905년 쓰시마 해전에 출격한 러시아 발트함대 소속 전함으로 일본군의 공격을 받아 울릉도 인근 해역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돈스코이호 침몰 당시 금화와 금괴가 실려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2001년 국내 동아건설이 당국에 돈스코이호 인양을 위한 신청을 진행하면서 당시 워크아웃대상이었던 동아건설의 주식가격은 360원 부근에서 17일간 상한가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3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동아건설은 금화는 커녕 법정관리로 들어가고 상장 폐지 수순을 밝아 결국 상장 폐지됐다. 그때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과 함께 주식시장에서 잊혀지게 된다.

그리고 2018년 그 보물선이 다시 등장하며 주식시장에서는 보물선과 함께 제일제강이라는 소규모 철강회사가 같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틀간 최고 60%가 넘는 상승을 보였다. 신일그룹이 인양계획 발표 직전에 제일제강 지분을 대량 매입하기로 하면서 제일제강의 주식가격이 급등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제일제강이 보물선 인양과는 관계가 없음을 발표했고 신일그룹이 설립된 지 50일도 채 안된 회사이며, 보물선의 가치가 150조원에 달한다는 문구로 가상화폐인 신일골드코인 투자자를 모집한 정황과 함께 의혹들이 제기됐다. 지난달 26일 신일그룹은 기자회견장에서 "돈스코이호 150조원 보물이라는 문구는 탐사를 계획하기 이전부터 사용됐던 문구였다"라고 하며 일부 언론 보도 및 추측성 자료 등에 따라 검증 없이 인용했다고 밝혔다. 결국 돈스코이호에 보물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도 신일그룹은 모른다는 것이 기자회견의 내용이었다.

의혹들이 난무하자 경찰은 투자 사기 의혹으로 신일그룹 관계자를 출금금지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과 가상통화를 각각 전담할 2개팀을 배정하며 보물선 관련 거래내용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15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와 함께 오르던 제일제강의 주가는 5500원에서 1415원까지 급락하게되면서 2001년의 동아건설의 악몽을 재현하게 됐다.

주식시장에서 주식은 기대감을 먹고 상승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 기대감은 관련 사업의 비전과 기업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 실체가 명확해야지 소문과 풍문에 휩쓸려서는 안될 것이다. 150조원에 달하는 금괴는 투자자들을 혹하게 하기쉬운 소재였다. 한편으론 150조원의 금괴는 무게만해도 3000t이 넘는 것으로 상식의 선에서도 일개 군함 한척에 싣고 다닐 수있는 양이 아니라는것은 조금만 조사해보면 그 실체가 없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주식시장에서는 언제나 테마주가 넘쳐난다. 이번 보물선 테마주 뿐만이 아닌 정치 테마주, 대북테마주 등 주식시장은 언제나 기대감속에 관련 테마주를 구성하게 된다. 투자자들에게 기회이자 위험으로 다가오게 되며 이때 필요한 것은 막연한 기대감과 꿈을 보는 것이 아닌 테마주의 중심에 위치한 실체를 보려 한다면 기회가 되는 테마주와 위험이 되는 테마주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현정우 유안타증권 금융센터 제주본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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