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알뜨르비행장 '가파인망' 설치 '산넘어 산'

제주 알뜨르비행장 '가파인망' 설치 '산넘어 산'
난징대학살 소재 12m 높이 작품 주차장 설치 국방부서 난색
中 우웨이산은 제주행 감감… 미술작품심의위 절차도 아직
  • 입력 : 2018. 07.31(화) 19:3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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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립미술관이 알뜨르비행장에 설치하겠다는 우웨이산의 '가파인망'.

난징대학살을 소재로 한 중국 작가 우웨이산(吳爲山)의 '가파인망(家破人亡)'.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일본군이 난징대학살의 전초기지로 이용했던 알뜨르비행장의 역사적 가치를 부각하기 위해 해당 작품을 상징조형물로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도립미술관은 지난해 11.5m 높이의 조소 작품인 '가파인망'을 설치하겠다며 자산취득비 7억원과 행사 관련 시설비 1억원 등 8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자산취득비 성격의 작품이 아니어서 예산 과목을 변경해야 한다는 제주도 청렴감찰관의 지적에 따라 올해 시설비로 바꿔 추경예산안을 제출한 상태다.

예산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설치까지는 '산넘어 산'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현재 설치 가능한 부지는 알뜨르비행장 입구 주차장인데 작년 제주비엔날레 출품작인 최평곤 작가의 '파랑새'(8.5m)가 이미 자리잡고 있고 국방부에서는 기단석을 포함 12.5m에 달하는 대형 작품 설치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품 설치를 위한 우웨이산 작가의 제주방문 일정도 미지수다. 중국 상무위원인 우웨이산 작가에 대한 중국 측의 국외여행허가가 내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주도문화예술진흥조례에 따라 공공조형물을 설치하려면 장소의 적합성, 규격의 적정화, 주변환경과의 조화 등을 기준으로 미술작품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지금껏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다.

도립미술관은 올해 업무보고 자료에서 2~3월에 작품 운송과 설치를 추진하고 내년 알뜨르비행장 설치에 앞서 4월 이후 미술관에 전시하겠다고 했지만 계획이 한참 어긋나있다. 지난달 막내린 4·3 특별전에서도 '가파인망'을 촬영한 사진 작품이 대신 걸렸다.

31일 열린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8년도 제1회 제주도 추경안 심사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거론됐다. 김준기 도립미술관장은 "우웨이산 작가가 제주로 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만큼 성사되도록 외교부, 문화부 등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작품 설치를 위해 국방부와도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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