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내 삶을 일깨워 준 소록도 봉사

[열린마당] 내 삶을 일깨워 준 소록도 봉사
  • 입력 : 2018. 07.31(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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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무한사랑봉사회원으로 지난 19일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소록도 봉사를 다녀왔다. 작은 사슴과 닮아 이름 붙여진 소록도는 전남 고흥군 고흥반도 서남쪽 끝 앞바다에 면적 4.42㎢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다. 이 섬은 1916년 일제강점기 한센인을 강제분리, 수용, 격리했던 자혜의원을 시작으로 지금의 국립소록도병원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 소록도에 거주하시는 어르신께서 해설사가 돼 울분을 토하면서 직접 겪은 체험담을 들려주시는데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한센병 전염을 막기 위해 환자들을 감금하고 생체실험의 대상되었던 이야기와 그 만행이 자행되었던 검시실은 너무나 끔찍했다.

소록도 자료관, 역사관, 소록도 갱생원, 신사 등 일제강점기 모습이 이곳에 그대로 보존되어 소록도 한센인의 역사를 대변해주고 있다. 이번 봉사활동으로 나는 나눔과 배려를 통한 삶을 사는 봉사의 참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이곳에는 한하운의 '보리피리 시비'와'세마공적비', '다미안 공적비'등 3개의 공적비가 있는데 마리안느, 마가렛 수녀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43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위해 봉사하다'사랑 많이 받고 떠난다'는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이른 새벽 낡은 여행가방 하나 들고 섬을 떠났다. 지금은 고국에서 생활하며 한국에 다시 가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가고 싶고 보고 싶지만 마음으로 보면 된다고 하면서 한국으로 가면 너무 칭송하는게 부담스러워 갈수가 없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사회봉사를 점수 때문에 시작했어도 하다 보면 봉사활동 자체에 의미를 느끼고 나도 몰랐던 내 안의 자비심을 어느 순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좋은 일은 어떤 계기로 어떻게 시작했든 상관없이 무조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혜민스님의 말씀에도 공감이 간다. 나 역시 우연찮게 봉사단체에 가입하게 되면서 두려움 속에 시작한 소록도 봉사는 내 삶을 크게 일깨워 준 기회가 되었다.

<김명자 제주시 건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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